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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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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물을 들이키다니?

  • 기사입력 : 2006-10-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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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의 계절. 가을입니다. 좋은 날씨 속에 여기저기서 체육대회가 열리고 등산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운동이나 등산 후 목이 마를 때면 시원한 물 한잔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또 차가운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때 물이나 술을 마구 세게 들이마시는 모양을 보통 ‘들이키다’ 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이 경우 올바른 표현은 ‘들이키다’가 아니라 ‘들이켜다’입니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들이키다’는 예문 (1)과 같이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는 뜻이고. ‘들이켜다’는 예문 (2)에서와 같이 ‘물 따위를 마구 마시다’는 말입니다.

    (예문 1)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발을 들이켜라. /꽃병을 벽쪽으로 들이켜라.

    (예문 2) 그는 목이 마르다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질척한 부엌 바닥이 마땅치 않아 애꿎은 냉수만 한 쪽박 벌컥벌컥 들이켜고는 부엌을 나왔다.≪박완서. 미망≫

    두 말을 구분해 사용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들이켜다’를 써야 한다고 고쳐 주어도 ‘들이키다’로 표기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너무 몸에 배어서 그런 걸까요. ‘들이켜다’가 생경한 말이라서 그럴까요.

    아무튼 앞으로는 꼭 두 말을 구분해서 사용하기 바랍니다.
    답답한 마음에 냉수 한잔을 들이켜 봅니다. 최옥봉기자 okbo0424@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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