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2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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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일기예보

  • 기사입력 : 2006-1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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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는 오늘부터 매주 수요일 (假題)효산 정연태 선생의 사주기행을 싣습니다. 음양오행과 역학의 세계는 현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에게 나름대로 흥미와 여유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언젠가 어느 기업체에서 특강을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의 일이다. 사원복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선생님. 저의 사주를 한번 봐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사연인즉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모아둔 약간의 자금과 퇴직금. 그리고 융자금을 합쳐 식당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사원 입장에서는 인생의 일대 방향 전환이 되는 중차대한 문제인지라 거절할 수 없었다. 생년월일시를 물어보고 사주를 보니 현재의 운(運)이 아주 좋지 않았다. 2년 후에는 서서히 좋은 기운(氣運)이 들어오는지라 회사생활 2년만 더 하라고 간곡하게 말렸다. 그러나 그 사원은 개업했고. 6개월 만에 문을 닫고는 다시 나를 찾아왔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다시 준비해서 운 좋을 때 시작해보라”고.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라는 말이 있다. 좋은 운에 시작했으면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렸을 텐데. 이제는 좋은 운이 와도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가 되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람은 저마다 태어난 연월일시가 있다. 그 생년 생월 생일 생시가 곧 사주(四柱)다. 사주는 여덟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흔히 사주팔자(四柱八字)라 부른다. 나는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의 사주를 자주 본다. 왜냐하면 시작 전에 불안하니까 한번 물어보고 용기를 얻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작하려는 사람의 운이. 좋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운이 좋을 때는 일단 편하니까 거기에 안주하여 뭔가 일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다가. 운이 나빠지면 생활이 어려워지고 뭐든 뜻대로 되지 않으니 마음도 조급해지게 된다. 그래서 나쁜 운에. 일을 벌렸다 하면 십중팔구 고생길로 접어든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앞의 경우도 그 사원은 회사로부터 명예퇴직을 강요받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미 그 사람의 기운은 하락세이다. 사업이란 꾸준히 준비를 해도 쉽지 않은데 급한 마음에 준비없이 시작하면 잘 될 리 없다. 나쁜 운일 때 사업을 시작하는 기운이 들어오면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다. 나는 이럴 때 굳이 말리지 않고. 시작의 규모를 줄이라고 충고한다. 어차피 시작할 팔자라면 위험(리스크)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래서 운이 나쁠 때는 계획하고 좋은 운에 시작하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운이란 돌고 돈다고 해서 운(運)이다. 비록 타고난 사주는 고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기운을 잘 활용하여 생활한다면 그게 바로 호신(護身)이다

    사주는 일기예보와 같다. 비가 내리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피할 수는 있다. 내일 비가 오는 것을 안다면 미리 우산을 준비할 수 있다. 자연은 천태만상의 유형 속에서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것. 자연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원하는지. 그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달아 순천(順天)하는 사람이 되어 보자.

    ▲ 효산 정연태 선생은 60년 합천 덕곡 출신으로 일찍이 한의학에 관심이 있어 오상의학(태어난 시점을 기준으로 목화토금수 체질로 분류한다는 논리) 공부를 하다가 그 출발점이 음양오행인 것을 알게 되면서 역학에 관한 본격 연구를 하게 되었다. 현재 창원대 평생교육원에서 생활역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사주개론’과 ‘생활역학’이 있다. dusxo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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