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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52)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기사입력 : 2006-12-13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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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중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작품이 있어요.

    이 제목은 신약성서에서 인용한 것으로 예수가 제자들에게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부분에서 따온 것이에요. 예수는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하고는 있으나. ‘사람은 기본적으로 빵으로 산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여기서 ‘빵’은 밥이나 국수 등 식료품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고. 옷이나 집과 같은 생활필수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넓은 의미에서의 ‘빵’은 경제학에서는 ‘재화’라고 하지요. 이런 재화들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해야만 해요.

    노동은 대개 경제적 관점으로부터 희소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인간활동으로 정의된다고 할 수 있어요.

    <시대의 변화와 노동의 변화>

    고대의 노동은 고기잡이. 사냥. 채집 등과 같은 마치 하나의 종교의식처럼 인식되었기에 노동 후에는 신들에게 감사 기도를 올렸어요. 이 시대의 노동은 신이 준 활동의 반복으로 노동의 결과 역시 삶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의미였어요. 고대국가에서는 노동을 노예가 담당했는데 이는 노동이 고통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아요.
    기독교 시대가 되면서 노동 개념은 많이 변화해요. 다른 활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급하고 미천한 활동으로 노동은 더 이상 신이 준 활동이 아니라 오히려 원죄에 대한 속죄로서 그리고 낙원에서 추방당한 결과로서 인간이 감수해야만 하는 고통이 되어 버리지요.

    그러다가 청교도 혁명을 이끈 칼뱅에 의해 노동은 삶의 주요 목적이며. 궁극적으로 우리를 구제해 준다고까지 말했어요. 즉 근면으로. 부지런함으로. 명예로운 노동을 기반으로 한 경제적 성공은 신의 눈을 즐겁게 하는 덕성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런 관점은 오늘날 존재하는 노동과도 연결되는데. 현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의 본질은 노동을 모든 가치의 원천으로 보는 프로테스탄트적 교리(노동의 신성성)에 상당 부분 기초하고 있어요.

    그리고 계몽주의 시대가 되면서 노동은 인간으로 하여금 주변 환경을 인간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활동으로. 그래서 마침내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신과 비슷한 존재로 만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노동이 가장 낮은 미천한 위치로부터 인간 활동의 최고이자 가장 상위의 지위로 상승하게 된 것은 존 로크가 노동을 부의 원천으로 발견. 애덤스미스가 모든 노동을 부의 원천으로 주장함으로써 이러한 노동의 지위 상승은 계속되었고. 맑스의 ‘노동체계’에 와서 그 절정을 이루어. 노동은 바로 생산성의 원천이자 인간성 표현 자체가 되었어요.

    [사진설명]  지난달 경남신문에 보도된 '비정규직' 기획 기사.


    <노동의 변화와 인간의 삶 >

    인간은 생존을 위해 자연을 이용하였지만 산업혁명 이후 기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생산과정이 도입되면서 인간의 노동이 자연에 구애받지 않게 되면서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 그 자체를 노동 대상으로 삼게 되었어요.
    노동이 자연조건보다 사회조건에 더 영향을 받게 되면서 인간의 노동시간은 크게 늘어나게 되었고. 노동 강도 또한 생산성과 직결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휴식이나 고통은 외면하게 되었어요. 더군다나 인간의 노동뿐만 아니라 노동에 대한 개념도 바뀌었는데. 바로 ‘임금노동’이에요.

    자신이 생산하는 상품이 자신의 생존과 직접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에 참여함으로써 받는 임금이 생존의 도구가 되어 버린 거예요. 따라서 정신 노동자든 육체 노동자든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임금’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고 풍요롭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현대 사회의 문제는 노동이 지겹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점이지요. 이것은 현대사회에서 노동이 노동하는 사람. 생산자 자신의 창조적 활동성을 배제하는 극히 단순화된 반복적인 활동으로 사회의 거대화. 체계화. 분업화. 전문화로 인해 오히려 ‘노동 소외’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유를 확장시키기 위해 발전시켜 온 사회가. 오히려 인간을 더욱 강력하게 지배하게 되었어요. 인간을 생산력 확대라는 부분으로만 몰아붙인다면 오히려 인간은 생산의 수단으로 전락하여 애초 인간의 행복.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졌던 노동행위. 생산활동 자체가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는 목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해요.

    목적과 수단의 전도. 우리는 오직 그가 능력있는 사람. 효율적인 사람. 생산적인 사람인가 만을 따지지요. 우리사회에서는 어떤 노동을 하고 있는가가 그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어요. 실업자는 무능력자로. 고임금 노동자는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해요. 공식적인 서류에는 성별과 함께. 직업을 기입하는 난이 있고. 심지어는 부모의 직업까지 기입하는 난이 있어요. 우리의 노동은 우리의 것이어야 해요. 즉. 개인들의 삶을 규정하는 사회적 관계. 사회 그 자체를 인간의 것으로 되돌려 놓아야 할 거예요. ]

    [사진설명]  비정규직법안 직원상정에 항의하는 시위 모습. /연합뉴스/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1. 최근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었어요. 신문을 스크랩하여 법안의 주요 내용과 함께 상반되는 주장을 조사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현재 우리나라 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 비정규직 근로자의 형태: 기간제. 파견제. 단시간제. 특수형태제)

    2. 노동자란 무엇일까요? 위의 글을 참고하여 정의를 내려 보고. 신문에서 다양한 노동자의 모습을 찾아 스크랩 해 보세요.

    3. 인간에게 노동은 생계유지 수단뿐 아니라 자아실현의 통로이자 사회적 교류의 원천이에요. 노동의 역할을 각각 신문에서 찾아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4. ‘전태일 평전’속에는 ‘인간’이라는 말이 수없이 등장해요.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에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토론해 보고.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을 포함하여 소외된 노동의 문제점을 토론해 보세요.

    5. 우리 주변의 소외된 노동의 사례를 찾아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이주 노동자. 청소년 노동. 그 외 신문 기사를 통한 소외된 노동 사례를 찾아보기)

    6. 소외되지 않는 노동. 의미 있는 노동을 위한 조건을 친구들과 토론해 보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공익광고를 만들어 보세요.

    ◇필자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부산 경남 NIE 연구회 홈페이지= http://www.yn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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