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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야해서(?) 외면받는 말

  • 기사입력 : 2006-12-20 0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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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해서(?) 외면받는 말 ‘꼬치’

     얼마 전 경남신문 사내 식당에서 생긴 일이랍니다. 점심 반찬으로 나무 꼬챙이에 꿴 어묵이 나왔어요. 추운 날씨인데다 맛도 좋아 모두 잘 먹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식판을 비우는 곳에서 생겼죠.

       영양사 아주머니가 벽에 아주 예쁜 글씨로 이렇게 적어 놓았어요.
     `나무 꼬치는 여기 두고 가세요!'

     식판을 비우던 어느 직원이 지나가는 말로 “이 글에서 `나무'라는 말이 빠졌으면 큰일날 뻔했네” 라고 하자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답니다.
     게다가 옆에서 누군가 “꼬지가 맞는 말 아냐?” 라고 말하자, 수줍음을 잘 타는 영양사 아주머니가 살며시 그 문구를 떼어버렸다더군요.

     왜 그랬을까요?
     아주 정확히 표준어 `꼬치'를 썼는데 말이죠.

     `어린아이의 고추'를 뜻하는 사투리가 연상되어서인지 `꼬치'가 바른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해요.
     꼬치를 파는 분식점이나 전문점조차 `닭꼬지' `꼬지 어묵'으로 잘못 표기한 곳이 많으니까요.

     인터넷에서 잠깐 검색을 해 보면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는 꼬지도 사 먹었다】 라고 잘못 쓴 어린이 글도 있고, 심지어 어느 논술 강사의 글에서도 【아이들이 먹은 것들의 목록과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가운데 꼬지를 몇 개나 먹었을까요?】라고 잘못 써 놓았어요.

     어감상 조금 민망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꼬챙이에 꿴 음식물이나 그 꼬챙이'를 뜻하는 말은 `꼬치'가 맞습니다.

     내복을 입고 출근할 정도로 추운 요즘입니다. 영양사 아주머니가 맛있게 장만한 `꼬치 어묵'이 먹고 싶네요.

        영양사님! 이젠 자신있게 더 큰 글씨로 써 붙이세요. `나무 꼬치는 여기 두고 가세요!' 라고.  

       심강보기자 s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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