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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의 새로운 로비 풍속도

  • 기사입력 : 2007-01-30 0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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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의회가 엄격한 윤리규정 제정에 나서면서 워싱턴의 로비 풍속도도 크게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전했다.

       저널은 민주당이 장악한 미 의회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기 위해 강화된 윤리규정을 마련하면서 로비스트들이 벌써부터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면서 로비스트들을 압박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른바 '이쑤시개 규정'을 소개했다.

       이쑤시개 규정은 로비스트들이 의원들에게 값비싼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의회가 새롭게 윤리규정에 추가하려는 규정으로 의원과 보좌관들에게 서서 이쑤시개를 사용해 먹을 수 있는 음식만을 접대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이쑤시개 규정을 포함한 새로운 윤리규정은 상하원에서 최종채택된 것은 아니지만 로비스트들은 향후 불확실성과 혹시 있을 수 있는 논란을 의식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의원들을 상대로 리셉션을 실시해왔던 수산업협회는 다음달로 예정된 올해 행사에 내놓을 메뉴를 급히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수산업협회는 올해 행사에서 뉴올리언스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만든 굴 파스타와 생굴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이쑤시개 규정을 의식해 굴 파스타를 메뉴에서 제외하고 서서 이쑤시개를 사용해 먹을 수 있는 생굴만을 제공키로 결정했다.

       저널은 그러나 현실을 무시한 채 윤리만을 강조한 규정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의원들이 나타나는 등 규정의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원은 지난달 의원들에게 기금모금행사 참석을 제외한 모든 행사참석을 위해 상업용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민간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채택했다.

       이는 의원들이 기업이 제공하는 비행기편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나 의원들이 직접 개인 비행기를 조정하는 것까지 금지,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구 관리를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의원들이 규제대상이 아닌 헬기를 임대해 사용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한 상원은 의원 부인들의 로비활동 규제를 결정했지만 남편이 상원의원에 선출되기 전에 1년 이상 로비활동을 벌인 경우를 예외로 인정, 기존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생색내기용 규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널은 로비스트 고용 여부를 기준으로 업체나 단체의 음식접대를 제한한 규정도 형평성과 실효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의회가 윤리규정 강화 명분에 집착, 현실을 무시한 규정을 쏟아내면서 로비스트들은 물론 의원들까지 새로운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로비 천국이라는 워싱턴 정가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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