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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과 적성

  • 기사입력 : 2007-02-07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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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4일부터 2월 1일까지 마산 대우백화점에서는 평산 신재균 선생의 도예전시회가 있었다.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 전통자기의 제작 과정을 기본으로 흙과 불의 조화. 자연의 손길에 작품을 내맡겨 이루어진 3∼5가지의 색깔이 나는 진사 작품의 극채자기를 지향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도 있었고 고생을 딛고 성공한 사례를 보여주는 KBS `인간극장'에 소개될 만큼 특별한 인생을 경험한 선생의 전시회라 만나보고 싶어 전시장을 찾았다.
    가난한 농부의 8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선생은 조실부모하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20세에 전통 조선사발을 처음 재현해 낸 도예가인 삼촌 신정희씨를 스승으로 모시고 문경에서 도예에 입문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에는 도공이란 직업이 천대받고 가난한 직업인지라 사실상 맏이 노릇을 해야 하는 젊은 평산으로서는 생계가 유지되지 않아 5년간의 도공생활을 접고 식당일과 막노동, 장사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생경험을 하고난 후 35세에 도공으로 다시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고려말과 조선초 진사(辰砂)의 특색인 주홍색을 재현, 진사도자기로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특별한 이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사주부터 궁금한지라 물어보니 壬辰年, 戊申月, 壬子日(음력 1952년 7월 14일)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야말로 물(水)천지의 사주다. 거기다가 運(운)도 水운으로 흘러서 하나있는 土(戊)가 홍수에 무너지고 마는 형국이다. 그래서 사주 구성대로 떠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안해본 것이 없었을 것이다.
    水가 많으면 물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면 낭패를 본다. 물 많은 사주는 물장사, 즉 술장사를 하라고 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바퀴가 맞지 않는 수레의 큰 바퀴를 빼고 더 큰 바퀴로 갈아 끼우는 격이다. 음(陰)이 아주 왕성한데 또 같은 陰을 보태면 양(陽)은 줄고 陰이 늘어나서 더 큰 화를 부르는 것이다. 유통업도 水에 속한다. 장사도 직업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도공으로서는 성공할 수 있었겠는가? 水가 왕성하면 왕성한 水를 제압해야 한다.
    水를 제압하는 것은 火와 土다. 土는 물을 가두는 제방(堤防)으로 볼 수 있고 火는 水에게 대항하고 土를 生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火와 土는 둑을 만들어 그 많은 물을 가두고 저장을 한다. 가두어진 물은 재물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선생은 도공이라는 직업을 택하여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성공한 것이다. 도공은 흙과 불과는 뗄 수 없는 직업이다. 장작불로 1천300도까지 열을 가하고 밤낮으로 흙과 씨름하는 작업의 연속이다. 

    음양이 균형을 잃으면 건강에도 이상이 온다. 하지만 선생은 지금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약 선생이 도공과 같은 직업이 아니고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명성은 고사하고 건강부터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다. 불과 흙을 다루는 직업을 선택하여 크기가 다른 수레바퀴의 수레를 크기가 같은 수레바퀴로 바꿔 단 셈이다.
    반대로 陽이 왕성하고 陰이 약해도 마찬가지다. 불과 흙을 가까이 하는 직업을 택하여 왕성한 陽을 키워주면 이 또한 陰陽의 부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순행이 아닌 역행을 하는 것이다. 선택이 나쁘면 결과도 좋을 수 없다.
    적성을 처음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대부분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서이다. 인문계로 갈 것인가 기술계통으로 가야할 것인가 아니면 이과냐 문과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 적성에 맞는 과를 택하여 순행하면 더없이 다행이겠지만 역행하여 바른 진로를 택하지 못한다면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다. 적성을 알고 바른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정연태 역학연구소 ☏ 010-9630-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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