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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 기사입력 : 2007-02-14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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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말이 있습니다. 영국 신사도에서 나온 말인데. ‘귀족에게는 귀족의 신분에 걸맞은 의무가 있다’란 뜻입니다.

    저는 80년대에 10년 가까이 영국에 살면서 사회 전반에 흐르는 그런 품위정신이 영국을 지탱해 주는 힘이었음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민주주의 요람지라 불리는 영국에는 21세기에도 귀족계층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왕족들. 백작. 공작. 남작. 그리고 사회공헌도에 따라 부여되는 여러 기사 작위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백성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습니다. 그 까닭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에 성실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54년 가까이 재임 중인데. 10여년 전 포클랜드 영토분쟁으로 아르헨티나와 전쟁을 치를 때에 두번째 왕위 계승자인 앤드류 왕자가 위험스런 전쟁터에 참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비운의 왕세자비로 불리는 다이애나는 살아 생전에 에이즈 환자. 장애인. 제3세계 빈민돕기 등 자선사업에 노력했습니다.

    영국에서도 소위 부르주아계층(자본지배계급)과 프롤레탈리아계층(노동자계급)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즐겨 보는 신문. 즐겨 듣는 방송. 즐겨 쓰는 어투가 따로 존재함에도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없고. 서로 으르릉거리지 않습니다. 서로의 신분과 위치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존중합니다. 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부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생각해 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귀족 중의 귀족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 고로 세상에서 가장 고상하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야할 공동체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추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그러나 과연 교회는 세상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삶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까?

    언젠가 어느 잡지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좋은 예입니다. 예수 잘 믿는 공무원에게 회사 사장 한 분이 테이블 밑으로 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답니다. 잘 봐 달라는 뜻이지요. 그러자 그 공무원은 정중히 그 봉투를 돌려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였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라도 아마 이렇게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 봉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도와 드릴 터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런 청렴한 공무원을 백성들은 목말라합니다. 과연 언제면 우리나라 사회도 존경받는 정치인. 존경받는 부자들. 존경받는 지도자들이 다스리는 나라가 될 것입니까? 지상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공동체인 교회가 앞장서서 그런 희망을 세상에 보여줘야 하겠습니다. 양영전(마산재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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