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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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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이따가 전화할게"

  • 기사입력 : 2007-02-28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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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5년 5월부터 시작한 ‘우리말 소쿠리’도 얼마 후면 2년이 되네요. 오늘은 한 독자가 제게 이메일로 보내 온 글에서 글감을 찾아 소개합니다.

    혹시 회의나 회식 자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하십니까? “이따가 전화할게”라고 하신다고요? 다시 생각해 보니 ‘있다가’가 맞는 것 같다고요?

    이때는 ‘이따가’가 맞습니다.

    ‘이따가’와 ‘있다가’는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다릅니다.
    ‘이따가’는 ‘조금 지난 뒤에’라는 뜻의 부사이고. ‘있다가’는 ‘있다’의 ‘있-’에 어떤 동작이나 상태가 끝나고 다른 동작이나 상태로 옮겨지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다가’가 붙은 형태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간다’고 할 때에는 ‘이따가 갈게’라고 쓰고, ‘조금 여기 머무르다가 갈게’라는 의미일 때는 ‘(여기서) 있다가 갈게’라고 쓰면 되겠지요. ‘이따가’의 활용으로는 ‘이따가 단 둘이 있을 때 얘기하자’, ‘동치미는 이따가 입가심할 때나 먹고~’ 등이 있습니다.

    생활하시면서 ‘이따가 전화한다’고 하신 약속은 지키셨나요. 사실은 저도 회식 중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오면 이따가 전화한다고 했다가 잊어버리고 연락하지 않은 적이 많습니다.
    한 번은 회식 후 밤 2시에 집에 갔더니 아내가 그때까지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내는 저를 보자 아무 말도 않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 후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글이 있더군요.
    <당신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 “이따가 전화할게!” >

    한 바보는 기다립니다. 이따가 연락한다는 말만 믿고 잠도 설치면서 기다립니다. 밤을 새우면서.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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