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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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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귀후비개'로 '귓밥'을 파낸다고요?

  • 기사입력 : 2007-03-21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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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귓구멍 속에 낀 때'를 없앨 때 뭐라고 하십니까?
    '귓밥을 판다'라고요?
    정말입니까? '귓밥'도 파낼 수가 있나요? 

    이제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귓밥은 파낼 수가 없습니다.
    '귀지를 판다'가 바른 표현입니다.
    귓밥은 귓바퀴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로 '귓불'이라고도 하지요. 

    활용 사례로는 '귓밥이 두툼한 보기 좋은 귀~' '무슨 일인지 귓밥이 훅 달아오르면서~' 등이 있습니다. '귓불만 만진다'는 표현도 있는데 '일을 손 써 볼 방도가 없어 되는 대로 두고 결과만을 기다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귀지'의 활용형은 '귀지가 많다, 귀지를 파다, 귀지를 후비다'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귀지를 파내는 기구를 무엇이라고 할까요?
    '귀후비개'? '귀후개'? '귀이개'? '귀파개'? '귀쑤시개'?
    나무나 쇠붙이로 숟가락 모양으로 가늘고 작게 만든 귀지를 파내는 기구의 표준말은 '귀이개'입니다. 사전에 '귀후비개'는 경남, 강원, 충청지역 방언으로 나와 있습니다.  

    '귀지'와 관련해 여러분은 어떤 추억이 있나요?
    기자는 어릴 적에 누나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귀지를 파던 기억이 납니다. 또 "야, 귀창 봐라!"며 친구를 놀린 기억도 납니다.귀창은 귀지의 사투리죠. 이참에 누나와 친구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담아 예쁜 '귀이개'를 선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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