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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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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름의 조건 - 역학연구가

  • 기사입력 : 2007-05-23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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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숙명(宿命)과 운명(運命)의 카테고리에서 산다고 한다. 숙명은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하늘에서 정해준 명(命)이고. 운명이란 태어난 이후의 환경. 즉 성장과정과 자연조건 등을 말한다. 숙명이란 타고나기 때문에 누구도 바꿀 수 없는 것이고 또 바꿔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주팔자는 고칠 수 없다’ 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자신의 노력과 의지. 밝은 성격. 고운 마음으로 운의 흐름을 다소 좋아지게 할 수 있는 유동적인 명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주팔자는 숙명을 두고 하는 것이겠지만 통상적으로 숙명과 운명. 즉 선천운(先天運)과 후천운(後天運) 모두를 그냥 운명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역학(易學)의 역(易)은 바꿀 易자로 영어의 Change(바꾸다)와도 같은 것이다. 비록 숙명의 선천운이 좋지 못하더라도 후천운으로 극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길흉화복(吉凶禍福)이 반복되는 운명적 사이클 속에 산다. 이런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려면 현명한 지혜와 성실한 생활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미래지향의 운명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할 것이다.

    모든 만물은 음양오행을 벗어난 것이 없다.

    그래서 적성과 직업을 선택할 때나 사업을 할 때도 자신이 가진 음양오행과 부족한 오행을 판단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쪽으로 선택을 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다.

    얼마 전 저녁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창원시내에 있는 음식점으로 소주 한 잔 하러 간 일이 있다. 지나다가 눈에 띄는 상호가 있어 유심히 보니까 도시락(都市樂)이라고 씌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주점이었는데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이 즐겁게 소주 한 잔 하고 갈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해 주기를 바라면서 상호를 지었을 것이다.

    그 이름을 보는 순간 ‘아이쿠 저걸 어쩌나 싶었다.’ 시설을 멋지게 하여 투자금만도 만만찮았을 터인데 상호가 조화를 이루지 않았다. 바쁜 도시민들은 뜻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 도시락(都市樂)을 그냥 도시락(간편하게 음식을 싸들고 다닐 수 있는 것)으로만 인식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호기심에 들어갔더니 빈자리가 많았다.

    멋진 뜻을 가진 이름도 업종과 조화를 잃으면 빛이 바랜다.

    다시 그 집을 찾았을 때는 주인이 바뀌고 상호도 바뀌어 있었다. 주변에는 아직도 그 집과 유사한 메뉴를 가지고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도 말이다. 상호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사례다.

    거리를 지나다가 주유소(酒油所)라는 주점을 봤는데 손님은 주유소(注油所)는 단지 기름 넣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주점이라는 인식을 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또 유행하는 차(車) 이름을 본뜬 상호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이름은 수명이 길지 않다. 좋은 차가 새로 나오면 그 상호는 구형차가 되어버린다.

    소리에도 음양오행이 있다. 그래서 작명을 할 때는 사주를 보고 부족한 오행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 이름만 놓고 보면 격(格)이 맞아 기가 막히게 좋은데 사는 것은 형편없어 연구를 해보면 자기가 가진 사주 구성과 이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타고난 팔자가 다소 균형이 맞지 않더라도 그 운명에 허(虛)와 약(弱)을 잘 보완한 이름을 가진다면 비가 내리는 날에 우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태어난 사주. 즉 선천운에 조화를 이루게 후천운이 도와주면 길하지만. 부조화를 이룬다면 흉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잘 살펴야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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