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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만날' 만날 수 있는 사람

  • 기사입력 : 2007-06-13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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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좋아하세요? 왕년의 강타자 이만수 SK 수석코치가 최근 속옷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돈 적이 있었지요.
     이 코치가 “인천 문학구장이 만원이 된다면 속옷을 입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겠다”고 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행사를 앞두고 팬들의 격려글 중에 `맨날 파도타기 응원을 해도 외야에서 끊어졌는데, 이 코치님이 운동장 돌 때 파도타기 10바퀴만 해 보자'는 글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맨날'은 `만날'이 바른 표현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 잘못된 표현인 `맨날'이 표준어인 `만날'보다 훨씬 많이 쓰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맨날 코미디만 하냐고' `맨날 미안해서 우짜요' `정치가 왜 맨날 저 모양이야' 등등.
     특히 `맨날'은 일부 사전에 경상도 사투리로 나와 우리 지역 분들에게는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

     `매일같이 계속하여'라는 뜻의 `만날'은 `만날 그 모양이다' `너는 시험이 코앞인데 만날 놀기만 하니?' 등으로 쓰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만날'을 `많음'을 뜻하는 한자 `萬'과 `날'이 결합한 말로 보는데, `萬'은 10,000이라는 수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많은'이라는 뜻으로도 자주 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만 번을 만나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대충 계산해도 30년 가까이 되는데 가족이 아니면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 번이 아니라 천 번을 만나는 것도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만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만 명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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