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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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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채우기 바쁜 국회/이병문기자

  • 기사입력 : 2007-06-25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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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국면이라 이해는 되지만 입법 활동에 장애가 되서는 안되는데…”. 지난 19일 오전 국회 법사위 공청회에서 안상수 위원장이 텅빈 의석을 향해 혼잣말 하듯 던진 말이다. 개회 시각인 오전 10시. 안 위원장과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 민주당 조순형 의원 3명이 시간을 지켰고 진술인 발언이 끝난 1시간 후에는 이마저 1명 뿐이어서 안 위원장이 그만 할 말을 잃었다.

      참다 못한 안 위원장이 “심한 것 같은데…”라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이같은 현상은 이틀 뒤. 21일 오후 학교용지부담금 관련 공청회에서도 되풀이 됐다. 다행히 질의할 의원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의원석에 구멍이 숭숭 뚫리긴 마찬가지였다.

      법사위 뿐만 아니라 다른 상임위도 이렇고 본회의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질의도 민감한 입법이나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선 관련 쟁점에 쏠려 있다.

      지난 20일 오후 본회의에서는 한미 FTA 체결 대책 특위의 활동기간을 6개월 연장하는 건을 의결 정족수 미달로 처리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두달전 4월 임시국회때도 콩밭에 가 있던 마음을 돌리느라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출석 체크까지 하고 출석률 상·하위 의원 명단을 공개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열린우리당이나 범 여권도 6월 임시국회에서는 후보간 이합집산에 잇따른 출마 선언 등으로 땡땡이 치는 ‘병’이 전염됐는 지 덩달아 자리를 비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이 “후보 캠프나 당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해도 소용없고 김형오 원내대표가 출석을 체크해도 개선이 안된다.

      몸도 마음도 대통령 후보나 선거에 다 줬거나 뺏긴 게 틀림없다. 오죽하면 자리를 지키는 의원이 덜 떨어지거나 모자라 보이기까지 할까. 이러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대선 후보에게 눈도장만 찍으면 된다’는 병이 의원 299명 모두에게 도질까 겁난다.  이병문(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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