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30일 (토)
전체메뉴

'무형의 스토리'를 팔자/이상목기자

  • 기사입력 : 2007-06-26 09:41:00
  •   
  • 열흘 전쯤 진해시의 이색 발표가 주목을 끌었다. 내용인즉 적지않은 시상금을 걸고 지역에 얽힌 유·무형의 전설과 설화. 구전동화 등 ‘이야기’를 공모한다는 것이었다.

      진해시의 이런 발상은 자칫 뜬금없는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겠으나. 실은 그 이면에 거창한 포부가 숨어 있다.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이야기 산업’을 선점해 막대한 관광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의 문화산업이 자연경관과 유원지. 유적 등 주어진 ‘유형의 이미지를 파는’ 것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거기에 이야기를 입혀 ‘무형의 스토리를 파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진해시가 먼저 간파한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들도 이야기 산업의 중요성을 이구동성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각광받을 사업은 이전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될 것이다.”(제레미 리프킨). “정보사회 다음은 꿈의 사회이며 꿈의 사회에서는 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든 꿈을 사고 팔게 된다. 꿈은 이야기이고 문화다.”(롤프 얀센)

      이런 예견은 가까운 일본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의 집필지 유자와 온천마을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마을은 설국의 스토리를 현실공간에 옮겨놓음으로써 1년에 물경 600만명이라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욘사마’ 배용준과 칸의 여왕에 등극한 전도연의 영화촬영지 춘천과 밀양이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할 지자체들은 이제 남해안에 이야기를 입혀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장보고와 이순신 등 콘텐츠는 풍부하다. 제조업을 위한 산업기반도 포기할 수는 없지만 큰 돈 안들이고 무한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문화마케팅에 관심있는 행정력을 경주할 때다.

      이상목(문화체육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