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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사랑의 첫 걸음/이문재기자

  • 기사입력 : 2007-06-27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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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파에다 토마토. 또 생닭이나 계란에 가끔 우박을 맞은 사과까지. 경남농협 현관에서는 갖가지 지역 농·축산물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모두 농협 직원들이 단체로 구입한 것으로.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현관 모퉁이에 쌓여있다.

      값이 싸다거나. 특별히 맛이 있다든가해서 사 놓은 것은 결코 아니다.
      이들 농산물이 현관에 놓이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값이 폭락하거나. 소비촉진이 필요한 때다.
      올해 양파가격이 떨어지자 어김없이 양파가 자리했고. 토마토가격이 하락하자 이내 토마토박스가 쌓였다.

      양계농가가 어려울 즈음엔 닭과 계란이. 우박피해가 발생하면 군데군데 흠집이 생긴 사과를 차량으로 싣고와 앞마당에 푼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농업인의 어려움과 함께하는 모습이 좋다가도. 농촌이 또 어려운 지경에 처했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묵직해 진다.

      농협 현관에 놓인 농산물은 농촌이 지금 어떤 곤경에 처해있는가를 직접 알수 있게하는 현주소인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나 단체들은 특정한(?) 시기나 목적이 생기면 농촌의 어려움에 동참하자고 호소한다.

      “이래서 어렵고. 그래서 살려야 한다”며 “농업·농촌을 지켜야 한다”고 핏대를 세운다. 정작 어려운 것이. 당장 가려운 곳을 알고나 목소리를 높이는지 모를 일이다.

      양파 하나 더 밥상에 올리고. 토마토며 계란하나 더 먹는게 훨씬 농업인에게 도움되는 일이다.
      한 농협직원은 “현관에 물건이 더 이상 쌓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사는게 싫어서가 아니다. 그래야 농민들이 제값을 받고 팔고 있는게 되기 때문이란다.

      어려운 농촌을 돕는 것은 유창한 말이나 손에 잡히지 않는 정책이 아니다. 목이 타들어가는 사람에게 우물을 팔때까지 기다리라고 할수 없는 노릇이다. 일단 목을 축여야하고. 우물은 그 다음 일이다. 농촌을 위해 물바가지를 기꺼이 기울이자. 집이며 사무실 입구에다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경남농산물을 쌓아보자. 이문재(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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