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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드림베이 마산, '꿈'은 있다 - 이선호 (수석논설위원)

  • 기사입력 : 2007-06-29 0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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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 4기가 출범한지 1년이 됐다. 어느 지자체든 관심이 없을까마는 유독 마산시에 눈길이 간다. 때마침 준혁신도시 건설이 물거품이 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되돌아 보건대 지난 2005년 10월말 당시 본지는 시민들과 시관계자들의 고무된 모습을 생생히 전했다. 준혁신도시 선정은 마산의 희망이고 변화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민은 “마산으로 오는 주택공사 등 기관. 단체 가족들을 따뜻하게 맞겠다”며 들떠 있었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꿈으로 끝난다면 큰 일이다. 준혁신도시의 꿈은 꿈으로 끝났다. 시쳇말로 ‘혹시나’했던 것이 ‘역시나’였다. 반신반의했던 시민들조차 실망이 클 것이다. 준혁신도시는 누가 뭐라해도 지역의 균형발전이란 뚜렷한 명분이 있었다. 그렇다면 경남도와 마산시는 그간 최선을 다했는가. 지난 기간 보도를 통해본 답은 ‘NO‘다. 물론 도와 시는 ‘융통성 없는’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싶을 것이다.

    사실 준혁신도시 문제는 거론하기조차 신물이 난다. 그래도 시간적. 소모적 갈등비용 등을 생각하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호 지사는 그제 ‘중대결심’이랍시고 준혁신도시 포기선언을 했다. 말이 중대결심이지 1년 가까이 무던히도 잘 참았다고 할 만하다. 알다시피 준혁신도시 포기 낌새는 진작에 있었다. 도지사 선거가 끝난 뒤였다. 지난해 7월초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음인지 김 지사는 도정2기 출범준비위가 ‘정부와 공공기관과의 합의로 추진하라’는 권고안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가 반발이 일자 곧바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창희 부지사는 지난 1월초 “이미 도의 손을 떠났다. 김 지사는 할 만큼 했다”며 ‘총대’를 멘 듯하다가 언론의 포화를 받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올들어선 ‘대안론’도 솔솔 흘러 나왔다. 공교롭게도 경남리서치는 최근 마산 준혁신도시 논란 해결방안으로 ‘공공기관 진주 일괄이전 및 마산발전 별도 프로젝트 추진’(53.1%)이 ‘개별이전때까지 법적 투쟁’(16.7%)보다 많았다는 도민 여론조사결과를 내놓아 포기 명분을 제공(?)했다. 전후사정을 짐작컨대 김 지사가 발표시기만 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산시도 속시원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떠밀려 가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일례로 시는 민간차원의 ‘공범위’가 대정부 건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지만. 공동투쟁키로 했던 충북 제천시와는 달리 예산지원에 인색했다. 준혁신도시 유치에 따른 ‘밑그림’도 제대로 없었다. 오죽했으면 도가 도리어 비난을 했을까 싶다. 그나마 상경집회때 지역 인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 마산의 체면을 살렸다. 버스 지나간 뒤 손드는 격이지만 도민여론조사에 맞서 마산시민만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하지 않은게 아쉽다.

    이제 준혁신도시는 물 건너 갔다. 마산시민답게 ‘그 까짓것’ 연연하지 말자. 오히려 마산시민의 통큰 모습을 보여주자. 김 지사가 정부를 상대로 ‘베팅’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면 아마도 마산시민들에게 고개를 못들 것이다. 김 지사는 마산 난포와 창포에 조선·임해산업단지를 비롯 거제~마산간 연결도로 조기 건설. 로봇랜드 유치. 교도소 이전부지내 복합행정타운 조성 등을 마산의 새 희망으로 내놨다. 구체성이 결여돼 있지만 꿩대신 닭은 분명 아니다. 침체된 마산을 살릴 수 있다. 다만 앞으로 마산시민들이 ‘준혁신도시의 학습효과’를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대안없는 반대’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꿈의 항만도시. 마산의 미래를 꿈만 꿀 수는 없다. 중국 전국시대 고사성어 積羽沈舟(적우침주)는 황철곤 마산시장이 가끔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새의 깃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뜻이다. 작은 힘이라도 합치면 큰 힘이 된다. 마산시민의 힘은 어려울 때 더욱 빛났다. ‘드림베이(Dream Bay)마산’을 현실화하는데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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