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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김용대기자

  • 기사입력 : 2007-07-02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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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는 지난달 28일 민선4기 1주년의 성과와 공약 이행사항 점검 보고회를 가졌다. 특히 박완수 시장은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함께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공약을 막고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메니페스토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박완수 시장의 공약은 모두 32개.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대산지방산업단지. 북면 개발. 창원축구센터. 창원과학고 설립 등 굵직한 사업들이 착공을 하거나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공약들은 대부분 시민들과 약속을 한 만큼 꼭 지켜야 하겠지만. 그러나 이날 보고회에서는 공약에 얽매여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 자칫 우를 범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나무 50만그루 심기 사업이다. 박 시장은 50만 인구의 시에서 1인당 1그루 정도를 생각했다. 어떤 수종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있겠지만 창원 도심의 경우 조경이 비교적 잘돼 있어 50만 그루를 심게되면 심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숫자에 얽매이다 보면 포기수가 많은 영산홍이나 어린묘목들을 심어 고사확률만 높이게 된다. 특히 문제는 느티나무 등은 가지 폭이 10m이상씩 자라는데 5~6 간격으로 밀식하면 20년 후에는 1그루를 베어내야 하고. 큰나무 밑에 있는 작은 나무들은 햇빛을 못받아 제대로 못자란다.

      물론 박완수 시장의 50만 그루 나무심기 공약은 못 지킬 것도 아니고 전혀 무리한 것은 아니다. 대전시는 3천만 그루. 대구시와 구미시는 각각 1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했는데 많은 무리가 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 묘목상들이 나무가 없어 못팔 지경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최근 ‘도시 숲’ 취재를 위해 영국 독일 등을 방문했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나무를 심고 200년. 300년 기른다. 한번 심은 나무는 베는 법이 없다. 제대로 된 나무를 적재적소에 심어 수십년 수백년 기르는 것이 푸른 도시를 가꾸는 길이라는 이들 도시의 지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김용대(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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