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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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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품에서 떠나보내라

  • 기사입력 : 2007-07-11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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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가 맞고 들어와서 얼굴에 상처가 있으면, “네가 이렇게 아플 정도면, 네가 필히 다른 아이를 그 정도로 때렸을 텐데, 너 이 녀석 누굴 때렸냐?” 하며, 애를 우선 나무라고, 자기 애 손을 잡고 나가서는 같이 싸운 아이에게 사과하도록 한다. 사회를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가르치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의 어머니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맞지 않으며, 여타 생존경쟁에서 어떻게 해서든 이기는 삶을 먼저 가르친다. “어떤 놈이 널 이렇게 때렸어?” 하고는 아이 손을 잡고 때린 아이를 찾아가서는 욕을 하고 그 아이의 어머니와도 한바탕 싸움을 벌이곤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때 우리나라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어머니들의 높은 교육열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는 어머니들의 지나친 자식 사랑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학입시를 앞둔 어머니들이 절에 가서 100일 기도 하는 것쯤은 새삼 뉴스가 되지 않는다.
    조기교육이니, 외국 유학이니, 이중국적이니 하는 것들(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특히 심한 것은 사실) 또한 어머니들의 지나친 자식사랑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들이다. 내 아들 잘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정도가 분명 지나친 것 같다.
     
    사주를 보면 어머니가 기신(忌神­나쁜 작용을 하는 것)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머니가 자식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하면 “무슨 말씀 합니까? 내게는 오로지 자식밖에 없고 모든 신경을 자식한테만 씁니다”라고 한다. 바로 그것이 문제다. 능력이 되지 않아 기신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과잉사랑으로 자식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자식에게서 한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부분이다.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교육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주에서 어머니를 인수(印綬)라고 하는데 인수가 기신이면 재(財)와 대립을 한다. 남자에게 재는 재물(財物)을 뜻하기도 하지만 자기 아내도 재(財)로 본다. 그러니까 아내와 어머니가 대립하고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니 고부간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애지중지해서 귀하게 키운 자식을 며느리가 가로채 버렸다고 생각하니 시집온 며느리가 미울 수밖에 없다. 요즘 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가 못마땅하니 불화가 생기고 그로 인해 헤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자식 입장에서는 재(아내)를 잃어버리는 형국이 된다.
    인수가 기신인 사람은 처(妻)덕이 없고 재물 덕도 없다. 인수와 재가 대립하면 둘 다 상처를 받게 된다.
     
    내가 아는 어느 어머니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서 자식 하나 보고 청춘을 보냈는데 그 자식이 군대를 가니 우울증이 왔다고 하소연이다. 그 어머니에게는 자식이 아버지고 남편인 것이다. 자식에게 의지하고 있다가 갑자기 군(軍)에 가버리니 가슴이 텅 비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재혼을 하라고 권해 주었다. 아니면 종교를 가져보는 것 또한 좋은 의지처가 된다고 말해주었다. 자식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이 필요하고 자식도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야 잘 풀리게 되어 있다. 인수는 또 식상(食傷­식신, 상관)을 극(剋)하기도 한다. 식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능력 발휘를 뜻하는데 인수, 즉 어머니가 자식의 능력 발휘를 막는 꼴이 된다. 부모로서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몇 년 군에 가 있는 것도 참지 못하는데 그 자식이 결혼을 하고 나면 이제는 우울증이 아니고 죽고 싶어진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대들고, 군에 가서도 상사한테 꾸중을 들었다고 총기를 난사하는 기사를 보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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