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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려자 관리 이래서야…/이준희기자

  • 기사입력 : 2007-07-12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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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경찰청은 지난 4일 도내 172개소의 정신보건. 부랑인·장애인복지시설을 일제수색해 무연고 정신지체자 31명과 2명의 알코올중독자 등 33명을 발견해 가족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가족들이 얼마나 이들을 찾기 위해 애태우며 밤을 지새웠을까’ 생각만해도 괜히 가슴이 설레었다. 그런데 이날 발견된 무연고 행려병자들 가운데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겼다.

      무연고 행려자로 처리돼 5년동안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장애인 박모(54)씨는 이미 사망신고 처리돼 있었으며. 또 다른 정신지체장애인 강모(52)씨는 4년 전 실종신고됐지만 무연고자로 처리돼 정신병원에서 수용돼 있었다.

      ‘산 사람이 어떻게 사망처리돼 정신병원에 수용될 수 있었을까?’ ‘왜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을까’ ‘과연 이들이 어떤 절차를 통해 정신병원에 수용된 것일까?’ 풀리지 않는 의혹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경찰과 자치단체. 정신병원에서 행려자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다면 이들이 그리운 부모형제와 수년간 떨어져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아픔은 없었을 것이다.

      특히 정신병원은 돈벌이에 급급. 수용된 무연고 행려병자들의 인적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으며. 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기 위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도 무연고 행려병자들에 대해 6개월마다 실시하는 ‘입원 여부 계속 심사’에서 이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기보다는 정신병원에 수용돼 치료를 받고 있는지 여부만 확인하는데 그치는 등 이들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연고 행려병자들의 치료비 일부를 부담하고 있는 경남도에서는 도내 정신병원에 수용된 행려병자들의 인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달 23일 진해에서 정신지체장애 1급인 배수형(42)씨가 등산을 간다며 집을 나선지 2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 없다. 과연 배씨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혹시 배씨도 무연고 행려자로 처리돼 정신병원에 수용된 것은 아닐까? 이준희(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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