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우리말 소쿠리] 설거지하는 남편

  • 기사입력 : 2007-07-25 09:43:00
  •   
  • 남편 여러분! 집에서 식사 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양치질. 휴식. 흡연. TV 시청. 신문 보기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제 생각에는 먹고 난 뒤 그릇을 씻어 정리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말을 어떻게 적을까요. ‘설겆이’? ‘설거지’? 자주 쓰는 말이지만 헷갈리시죠?
    ‘설거지’가 맞습니다.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기 전에는 ‘설겆이’가 맞는 표기였습니다. 그래서 ‘설겆이’가 맞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겁니다.

    ‘설겆이’의 표기가 ‘설거지’로 된 것은 어휘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지요.
    ‘설겆이’는 본래 ‘설겆다’라는 용언의 어간 ‘설겆-’에 명사 파생 접미사 ‘-이’가 결합해 만들어진 어휘입니다. 그러나 ‘설겆-’이라는 용언 어간의 형태는 이 단어 이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표준어 규정에서 ‘설거지’로 적기로 했답니다.
    표준어 규정 제20항은 사어(死語)가 되어 쓰이지 않게 된 단어는 고어로 처리하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단어를 표준어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설거지’가 표준어가 된 거죠.

    얼마 전 미국인들에게 ‘성공적인 결혼을 이루는 요소’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더니 가사 분담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네요.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거지하는 남편’은 기본 아닐까요. 특히 딸들이 보잖아요. 참. 우리 집에서 설거지는 제 일입니다.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철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