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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통영 바닷장어 vs 진주 민물장어

  • 기사입력 : 2007-07-26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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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의 바다장어(붕장어)와 진주의 민물장어(뱀장어)를 맛보기 전에는 장어를 논하지 마라?

    여름철 인기 보양식 장어. 동의보감에서는 장어를 ‘오장이 허한 것을 보하고 폐병을 치료하며 기력을 회복시키는 식품’이라고 설명한다. 비타민 A.B.E가 풍부해 시력보호 및 암 예방에 효과가 있고 난소 작용을 좋게 하고 높은 칼슘 함량과 주름방지. 피부탄력에도 효과를 주는 장어는 여성에게도 인기만점. 거기다 DHA같은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해 기억력과 학습능력 향상.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요즘 나오는 장어는 산란기(6~8월)를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도 일품이라는데.

    하지만 장어라고 다 같은 장어가 아니다. 붕장어. 먹장어. 뱀장어. 갯장어. 곰장어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싱싱한 맛이 일품이라는 통영의 바다장어(붕장어) 요리와 높은 영양가와 깊은 손맛이 별미라는 진주 민물장어(뱀장어) 요리, 그 맛을 비교하러 떠나본다.


    입 안 가득 푸른 활력 `통영 바다장어'

    내장·뼈 발라내고 소금간 후 숯불구이

    머리·뼈 끓인 `장어탕' 보양·해장 별미

    “장어의 활력을 그대로 맛보고 싶다면 통영의 바다장어를 맛 봐야죠.”

    푸른 바다 도시 통영을 찾으면 도심 곳곳에서 어렵잖게 장어가게를 만날 수 있다. 그만큼 통영의 대표 음식인 바다장어, 이미 일반화된 장어요리. ‘통영장어라고 특별한 게 있을까’ 의문 반과 기대감 반으로 소개받은 `우리들식당(통영시 무전동)'을 찾았다.

    이 집의 별미는 장어구이와 장어탕. 가격이 저렴하다. 장어구이 1인분은 8000원. 장어탕은 6000원.

    식당?수족관에는 길이 50cm 남짓. 살이 제법 오른 바다장어들이 가득하다. 가게 주인 남재택(46)씨의 말에 따르면 장어잡이 통발어선이 장어를 잡아 들어오면. 그중에서 구이용으로 가장 살이 많고 튼튼한 놈들로 골라낸다. 구이용으로 기준에 미달하는 것들은 국이나 탕 재료로 사용한다고.

    바다장어 구이의 준비과정은 별게 없다. 숙련된 솜씨로 장어의 내장과 뼈를 발라내고 알맞은 크기로 토막낸 뒤. 소금으로 버무리곤 그대로 내온다. 그리곤 숯불에 굽는 게 전부.

    고추장 장어구이에 익숙했던 기자가 양념을 발라서 구워먹으면 안되느냐고 물으니 면박이 돌아온다. 막 잡은 싱싱한 고기맛을 그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양념은 거추장스러운 장치(?)일 뿐이라는 것.

    시간이 지나자 장어의 하얀 살이 툭툭 터지면서 노릇하게 익어간다. 살이 터지는 것은 고기의 신선함을 증명하는 현상이란다. 젓가락으로 장어를 찍었을 때 한 번에 쑥 들어가면 먹어도 될 때라는 신호다.

    쌈에다 통통한 장어 한 토막을 얹고 초고추장. 마늘. 고추 등을 함께 싸서 한 입 먹어본다. 싱싱한 바다가 입 안에서 춤추는 듯하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장어살 씹히는 맛이 별미다.

    다시 장어 한 점을 집으니 주인 남재택씨가 소금에 찍어먹어 볼 것을 권했다. 예부터 선원들 사이에 전해오는 ‘장어 제대로 먹는 비법’이라고 귀띔해 준다. 장어 한 점을 소금에 살짝 찍어 입 안에 넣어본다. ‘아. 이게 바로 장어 맛이구나’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소하게 구워진 장어맛과 싱싱한 힘이 그대로 느껴진다.

    일행 모두 이런 방식으로 먹는건 처음이라며 소금에 손을 대기 시작하더니. 금세 테이블의 소금이 동이 났다.

    장어구이가 바닥을 보일 때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장어탕이 나왔다.

    미각을 돋우는 새빨간 국물에 방아와 산초향이 겉보기엔 추어탕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예부터 전해오던 일반적인 장어국이 사람들의 손맛과 입맛에 따라 변신을 꾀하면서 장어탕이란 신종 별미가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뼈와 머리를 많이 넣는 게 시원한 국물맛을 내는 비법이라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뜨끈한 국물이 목젖을 넘어가자 뱃속이 든든해진다. 구수하고 얼큰한 맛이 보양식으로도.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다. 장어탕은 장어구이를 하고 난 뒤 남은 장어머리와 장어뼈를 2~3시간 고은 뒤. 시래기 등의 야채와 양념을 넣고 끓여낸 것이다. 씹는 맛을 위해 토막낸 장어도 몇 조각 얹어준다.


    높은 영양·깊은 손맛 `진주 민물장어'

    연탄 초벌구이 후 양념 재워 냉동보관

    뽀얀 국물의 맛 `민물장어곰탕'도 일품

    남강변을 끼고 있는 진주성 촉석문 앞에는 장어음식점이 줄이어 있다.

    일명 ‘장어구이 거리’로 일컬어지는 이곳은 늘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남강에서 민물장어가 잡히던 시절. 남강변에 평상을 펴고 장사를 하다 진주성지 정화사업으로 도로가 나고 남강 둔치가 정비되면서 자연스레 들어섰다.

    여러 음식점들이 업소마다 독특한 맛으로 미각을 돋우는데 그 비법은 양념과 소스를 만드는 주인의 손맛에 따라 다르다.
    그중 4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유정식당'을 찾았다.

    식당은 민물장어는 물론 바다장어도 취급하고 있었다. 주인 곽기영(41)씨는 민물장어도 바다장어도 진주만의 특별한 요리비법이 있다고 말했다.
    “정성 어린 손맛과 양념의 깊은 맛으로 승부를 건다”는 것.

    새벽녘에 장어를 실은 물차가 도착하면 장어를 바로 잡아 손질한 후 연탄불에 소금초벌구이를 해 납작하게 다듬어 양념에 알맞게 재어서 냉동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다시 구워 식탁에 올린다. 이러한 장어요리법은 진주 장어거리가 유일하고 그래서 유명하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고추장 양념과 간장 양념이 버무러진 민물장어 구이가 나왔다. 철판 위에 양파를 깔고 그 위에 장어를 얹어 나와 비린 맛을 제거했다. 바다장어 구이와는 달리 살이 얇고 몸집이 작아 씹는 맛이 색다르다. 장어 머리와 뼈 등을 우려낸 육수에 갖은 양념을 버무린 육수양념을 서너번 계속 발라 구워낸 장어구이는 기름이 빠져 담백하면서도 바삭거리는 맛이 일품. 특유의 양념맛과 향이 먹는 재미를 더한다.

    민물장어는 1인분에 1만5000원. 정성들인 손맛 값일 터이다. 거기다 일반적으로 바다장어인 붕장어보다 민물장어인 뱀장어가 영양이 더 높다.

    민물장어는 자연산이 드물다. 주인은 양식 중에서도 자연환경과 비슷한 환경으로 양식하는 곳을 골라 고기를 받는다고 말했다.

    곧이어 허연 김을 내뿜는 민물장어곰탕이 나왔다. 가격은 6000원.

    사골 곰탕처럼 뽀얀 국물에 기름이 둥둥 떠있는 국의 첫 인상은 낯설었다.

    주인은 고추 양념을 안쓴 장어맛 그대로를 고아낸 곰탕이라고 설명했다. ‘느끼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곰탕 한입 입에 넣는 순간 사라진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밥을 말아서 먹으니 말그대로 한입에 한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만드는 법은 민물장어의 머리와 뼈를 고아낸 뒤 삼과 토막낸 민물장어를 넣고 한 번 더 끓여내는 것. 생선탕을 강한 고추양념을 넣지 않고도 비린 생선맛 없이 우려내는 비법은 육수를 고으는 방법에 있다고 말했다. 주인은 그 방법에 대해선 좀체 입을 열지 않았다. 조고운기자 gon2@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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