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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차상호기자

  • 기사입력 : 2007-08-09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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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일 오전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20기 통일선봉대가 경남보안수사사대의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범청학련 소속 대학생 100여명은 상징의식을 한다며 보안수사대 외벽에 ‘철거’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진입을 시도했고 현장을 지키던 경찰병력 4개 중대와 충돌했다.

      전경들은 맨 앞줄에는 방패를. 나머지는 스크럼을 짜며 보안수사대 입구를 단단히 지켰고. 통일선봉대 학생들도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전술’을 구사했다.

      양측간의 몸싸움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그 사이 대학생들은 돌격과 후퇴를 반복하며 보안수사대 해체와 국가보안법 철폐에 대한 의지를 몸으로 실천했다.

      보안수사대 안과 옆에 세워져 있던 경찰버스 안. 인근 건물에서 경찰들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등으로 채증(증거채집)을 하자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어린 학생들의 입에서는 거친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빗줄기는 제법 굵어졌고 들어가려는 학생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간의 감정은 더욱 격앙됐다.
      양측으로서는 너무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시위대 바로 뒤에서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는 문득 모 휴대폰 광고가 떠올랐다.

      레슬링을 하고 있는 장면인데 배경음악이 있고 없음에 따라 분위기가 180도 바뀌는 그런 광고였다.
      학생들은 무엇을 위해 경찰과 맨 몸으로 부딪히는 것일까?
      전경대원들 또한 왜 시위대를 온 몸으로 버텨내야 하는 걸까?

      빗속에서 대치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전경 모두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젊은이들이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 내리는 빗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땀방울. 나름의 이유를 갖고 그렇게 안간힘을 쓰는 젊은이들에게서 한 발 물러서 있던 기자로서는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차상호(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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