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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는 세상/ 전어가 돌아왔다

  • 기사입력 : 2007-08-16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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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맛이 한껏 오른 전어가 돌아왔다. 절기상 입추가 지나기 무섭게 사천과 하동에서 전어축제를 개최했다. 전어철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축포 같은 것이다. 지난 1년간 전어가 야들야들한 살과 고소한 뼈를 갖추고 돌아오기를 오매불망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아직 더위가 가시진 않았지만 `전어'란 말만 들어도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와 야들야들한 살 맛에 가을이 이만치 다가온 듯하다.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는 마산 오동동 어시장에서 전어축제가 열리니 미리 체크해 놓자.


    구워서 고소하고 무쳐서 매콥하고 썰어서 담백해요

    전어 맛있게 먹는법= 전어는 15㎝ 내외로 자란 게 가장 맛이 좋다. 이보다 잔 것은 물러서 좀 더 큰 것은 푸석해서 맛이 덜하다.? 전어는 뼈째 썰어 먹는 생선이라 머리와 내장을 제외하고는 다 횟감이 된다. 1㎏만 시켜도 접시에 수북하게 담기는 것도 이 때문. 전어는 크기에 따라 회 치는 방법이 다르다. 20㎝ 이상의 전어는 살을 발라내 포를 떠 먹거나 등뼈와 수평으로 길게 `채썰기'를 한다. 20㎝ 미만의 전어는 비늘과 내장만 제거하고 등뼈째로 어슷어슷 썰어 `세코시(뼈째썰기)'로 먹는다.

    전어 애호가들은 뼈째 씹히는 세코시를 선호한다. 회 자체 맛도 중요하지만 찍어 먹는 소스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가을 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은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보다 고소한 된장에 찍어 먹는게 좋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특유의 냄새를 내는데 된장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흡착해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거나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 화합물이 냄새를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묵은김치나 파김치도 궁합이 맞다. 전어잡이 배에서는 밥 위에 전어 한 점 파김치 한 줄을 얹어 `초밥'처럼 먹는다. 전어의 기름진 맛을 싫어하면 회무침으로 먹어보자. 깻잎 양배추 미나리 배 당근 오이 등을 잘게 썰고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 전어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 초고추장에 무채를 넣고 비벼 먹으면 무에서 나오는 단맛에 전어가 더 고소해지고 맛있다.

    연탄불에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는 전어구이는 말 그대로 일품이다. 반드시 숯불이나 연탄 위에서 바로 굽는 직화구이여야 한다. 천천히 구으면 노란 기름이 자글자글 타면서 내장 속까지 파고 든다. 노릇하게 구워진 전어는 뒷지느러미를 제외하고는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깨가 서말'이나 든 머리부터 뜯어먹어야 제맛.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의 내장과 부들부들한 살이 잘 어울려 고소한 풍미가 배어 나온다.? 기름기가 많아 구울 때 나는 고소한 냄새가 1㎞ 거리까지 퍼진다고 하니 그 유혹이 가히 치명적이다.

    젓갈을 담그기도 하는데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또는 `뒈미젓'이라 불리고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이라 한다.

    만병통치 음식 전어= 전어는 영양가도 풍부하다. 전어의 지방질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 및 DHA가 많이 들어있으므로 동맥경화 뇌졸중 혈전 등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다. DHA는 뇌 기억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EPA는 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당뇨병 치매 암발생 등의 예방효과도 있다. 잔뼈가 많기 때문에 칼슘 공급원이 되므로 골다공증 예방효과도 있다.

    나이아신이 풍부하므로 피부염 및 혀의 염증에 좋다. 이외에도 비타민 A B1 B2 등의 함량이 높은 건강식이다. 단 DHA와 EPA 타우린은 열을 가하면 손상된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장을 보하고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뇨작용을 도와주기 때문에 아침마다 온몸이 붓고 팔다리가 무거운 증상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전어의 살은 위장 기능 강화와 부스럼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가을 전어회에 다량 함유된 지방질은 맛을 좋게 하지만 췌장이 좋지 못한 사람은 지방질을 소화시키는 효소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사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을전어 왜 맛있을까?= 전어는 연안에서 회유하는 어종이라 사계절 난다. 남쪽에서 월동한 전어는 46월에 서해를 따라 북상한다. 초여름에 산란한 전어가 다시 기운을 추슬러 겨울 날 준비를 하는 게 가을이다. 이때 몸에 살이 붙으면서 기름기가 자르르 흐른다. 이때 먹으면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고소함의 극치를 이룬다. 씹을수록 은은한 게 맛깔스럽다. 전어 100g당 단백질 함량은 20g으로 같지만 고소한 맛을 내는 지방질은 봄철 2.4g 가을철 6g으로 가을이 2배 이상 많다.글=조고운기자·사진=성민건 인턴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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