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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과 '야철'/이상목기자

  • 기사입력 : 2007-08-21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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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3일부터 창원성산아트홀 전시동에서 아시아미술제가 막을 올린 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미협 등의 주최로 국내·외 11개국 200여 작가가 참여해 오는 31일까지 19일간 열리는 올해 아시아미술제는 그 주제가 ‘복숭아꽃 살구꽃’으로 향토서정이 물씬하다는 점에서 이목을 끄는 충분한 요인이 되고 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으로 불리는 국민애창곡 ‘고향의 봄’ 탄생지가 창원이라는 사실은 그 어느 도시도 쉽게 소유하기 힘든 엄청난 문화자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곡을 쓴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이 어릴적 소답동 천주산 아래에 살면서 느낀 서정을 노랫말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당연히 자긍심도 갖지 못한다. 사정이 이러니 시에서도 이를 문화상품화하는 구상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더구나 창원은 공단도시로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잘 정비된 도로·주거환경과 문화인프라. 조선 ‘세종의 제갈공명’ 최윤덕 장상의 고향. 진례산성 등 가치있는 문화자산들이 가려져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매년 4월 개최하는 시민의 날 축제 이름마저 공단 이미지를 부각하는 ‘야철(冶鐵)’로 뜻을 모르는 시민이 태반이어서 대동의 장을 만드는데 한계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문화예술인들의 소극성에도 있지만 거개는 ‘문화행정’의 안이함과 역량 부족에 있다할 것이다.

    여전히 제조업은 창원경제의 절대적 자산이고 당연히 지속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시민을 먹여살릴 부(富)가 굴뚝에서만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 이야기(Story)에서도 끊임없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시대다. 굴뚝산업은 지속적이고 많은 인푸트(Input)를 필요로 하지만. 문화산업은 훨씬 그것이 적다는 점에 주목할 때다.
    선점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대. 창원시의 발빠르고 혁신적인 문화행정력을 기대한다.

    -이상목(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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