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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술안주 맛을 찾아서] (1) 마산통술

  • 기사입력 : 2007-08-23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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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상 푸짐 별별 안주 "술맛 납니더~"


    오동동·문화동 일대 통술거리 알뜰 주당 넘쳐 술문화 명소로

    주꾸미·게장에서 삶은 대게까지 20여가지 상차림 날마다 달라

    술보다 안주 때문에 맛집 같은 주점들이 많다.

    술집을 넘어 지역의 명물로 맥을 이으며 자리잡은 `마산 통술', `통영 다찌', `진주 실비'.

    그 특별한 안주들은 매일매일 다르고 푸짐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그 지역의 독특한 풍미를 뽐내고 있다.

    식당인가, 술집인가. 그 정체성이 모호한 마산의 통술집.

    `통술'이라고 하면 흔히들 통에 담은 술을 떠올리지만 마산의 통술집은 한상 통으로 내오는 술상을 의미한다.

    통술 문화는 유래에 대해선 많은 설이 존재하나 20년 가까이 통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원조격(?) 주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980년대 무역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저녁을 먹기 전부터 술을 먹어 요기가 되도록 상을 차린 것”이란 설과 “1970년대 비싼 요정문화가 서민에게 맞게 변형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한 후보다.

    과거 통술집은 마산 오동동 상가 뒷골목에 50여 곳이 밀집돼 있었다. 그러다 새 상가중심지인 신도시(신마산)가 들어서면서 신마산 지역으로 통술집들이 하나 둘 옮겨오면서 새로운 통술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오동동 통술거리에는 옛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여러 통술집이 골목골목 옛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신마산 문화동 통술거리에는 20여 곳의 통술집이 성업 중이다.

    오동동 원조 통술거리가 푸근하고 넉넉한 손맛이 강점이라면, 신마산 통술거리의 통술집은 각 집마다 차별화된 상차림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성공 요인이다.

    16년 동안 문화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S통술집을 찾았다.

    한상 기준 4만원. 술은 소주 2병 또는 맥주 3병에 1만원. 통술집을 10년 넘게 해온 주인 말을 빌리면, 상 기준으로 기본 안주 값을 받는 것이 원조 통술집의 계산법이라고 주장한다. 술 주문에 따라 안주를 공짜로 내오는 것은 실비집의 계산법이라는 것.

    자리에 앉기 무섭게 안주를 내온다. 완두콩, 산나물, 게장 등 기본 찬부터 데친 가오리, 오징어, 문어회, 삶은 꽃게, 전복 등 싱싱한 해산물이 이어 나온다. 신선한 해산물로 입맛을 돋우고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배가 든든해 올 무렵,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이 집의 진미인 석쇠에 노릇노릇 구은 병우구이, 갈치구이, 장어구이가 나온다.

    차례로 들어온 음식의 종류가 20여 가지다. 다찌집이 선술집에 가까운 형태라면 통술집은 마치 잘 차려진 한정식에 버금간다. 때문에 통술집을 찾는 사람들은 술 마시기 전 따로 요기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

    안주 반만 먹어도 배는 꽉 찬다. 또 술이 넘어가는 속도에 맞춰 알맞게 나오는 안주 때문에 새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안주가 바닥날 때쯤이면 인심좋은 주인들이 금세 새 안주로 채워준다. 마산 통술집 안주의 주류는 해산물과 구이, 또는 찜. 메뉴는 매일매일, 그리고 계절별로 다르다. 계절별미를 맛볼 수 있으니 계절마다 꼭 한 번씩은 찾아봐야 한다.

    맥주 3병에 싱싱하고 맛있는 안주 20여 가지가 3∼4만원. 서너 명이 먹고도 충분히 남을 양이어서 배 채우고 술먹는 값이 1인당 2만원 가량이니 문화동·오동동 통술골목이 마산의 자랑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조고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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