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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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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거저` 얻는 ... `그저` 바라만 봐도

  • 기사입력 : 2007-08-29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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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은 사람♩ 그리워 떠오르면 가슴만 아픈 사람♪ 우리 헤어짐은 멀어도 마음에 남아서♬ 창문 흔들리는 소리에 돌아보는 마음~’
    가수 유익종의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의 노랫말입니다.

    ‘남들이 2~3주 동안 신는 토슈즈를 하루 4켤레나 갈아 신을 만큼 혹사당했던 두 발은. 지금의 성공과 박수 갈채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라고 똑똑히 말하고 있었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소개한 기사 중 일부입니다.

    계절에 어울리는 노래와 글 같아서 우리말 소쿠리의 글감으로 삼았습니다. 위에 나온 ‘그저’와 ‘거저’는 발음이 비슷한 때문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그저’는 변함없이 이제까지. 다른 일은 하지 않고 그냥 등의 뜻인데. 예문으로는 ‘그는 하루 종일 그저 잠만 자고 있다. 그는 그저 웃기만 했다. 우리들은 모두 그저 그런 보통 사람들입니다. 그저 한번 해 본 말이다.’ 등이 있습니다. 또 ‘더 말할 나위 없이 좋다’라는 뜻으로 ‘그저 그만이다’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거저’는 아무런 노력이나 대가 없이 또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빈손으로라는 뜻으로 ‘물건을 돈도 안 내고 거저 가지려 했다. 땅을 거저 주다니? 돌잔치에 거저 갈 수야 없는 일이지.’ 등으로 쓰입니다.
    ‘거저먹다’와 ‘거저줍다’라는 말도 있는데. 힘을 들이지 아니하고 일을 해내거나 어떤 것을 차지하다라는 뜻으로 ‘거저먹다’. 아무런 조건이나 힘들임 없이 집거나 얻다라는 뜻으로 ‘거저줍다’라고 하지요.

    수확의 계절 가을. ‘거저’ 얻는 것을 바라지 않고 꾸준한 땀과 노력으로 결실을 거두는 당신은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입니다.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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