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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억대 돈거래, 집회·시위 그 허구를 말한다 / 조용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 2007-09-14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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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도심에 2개 대형매장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여. 집회·시위를 벌이던 입점저지 대책위 위원장이 시행사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이른바 ‘시위 돈거래’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위원장 독단으로 2억원을 받은게 아니고 14명에게 알렸다’.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 인사들은 진짜로 몰랐나’. ‘2억원이 아니고 3억원이다’ 등 파열음을 내고 있다. 봉이 김선달 대동강 물 팔아 먹는 시대도 아니고. 시위 이면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사건을 정리해 보자.

    STS개발이라는 회사는 진주 상대동에 건물을 지어. 자회사인 패션전문업체 SM21과 할인매장인 홈플러스 등 2개 대형매장을 입점시킬 예정이었다. 이러다 보니 인근 자유시장과 중앙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이 반대하고 나서. 입점저지대책위가 구성됐다. 여기에는 상인들을 비롯. 민주노동당 인사와 농민회. 새노리. 진주진보연합. 참여와 통일로 가는 진주연대. 환경연합. 전교조 등 21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했다. 이때가 2005년 말로. 대책위는 진주시청에서 반대기자회견에 이어 2006년 들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재래시장이 죽어. 서민경제가 파탄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건물은 2007년 5월 완공됐고. 두 업체는 순조롭게 입점하여 현재 영업중이다. 입점에 앞서 격렬하던 시위는 잠잠해졌다. 그런데 2007년 8월. 대책위원장이 시행사로부터 2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공사와 영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등 몇가지 조건으로 합의하면서 받았다. 대책위에 참여한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 인사들은 “순수 시민운동의 도덕성이 훼손됐다”며 시행사 대표와 대책위원장을 각각 배임증재와 수재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리고는 9월 들어 “대책위원장이 받은 돈이 2억원이 아니고 3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공히 인정되는 사실은 대책위원장의 2억원 수수이다. 나머지 사실들은 각기 말이 틀린다. 사건이 터지면서 지난달 말 진주시청에서 있은 기자회견에서는 대책위 구성원들끼리 고함이 난무하고. 폭력사태 일보 직전까지 가는 난장판이 벌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몇가지 짚어보아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대책위원장은 “2억원 합의 당시 대표성이 있는 14명에게 알렸다”고 했다. “지속적 시위도 어렵고. 손해배상 요구 등 STS측의 압박이 커. 상인들을 위해 이 방법이 나았다. 떳떳하다”고 했다. 일응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사와 직결되고. 상인들과 민주노동당 및 진주 시내 거의 모든 시민단체들이 참여하여 격렬하게 반대한 집회·시위라면. 대책위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 그것도 억대 돈이 걸린 문제이다. 2억원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는데. 이 또한 전체 동의를 받았는지. 어디에 썼는지 규명해야 한다. ‘2억원이 아닌 3억원’이라는 민주노동당의 주장도 확인해야 한다.

    둘째. 대책위원장은 “2억원 합의 당시 대표성이 있는 14명에게 알렸다”고 했지만.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에서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4명 중에는 민주노동당 인사가 들어있다. 당사자는 “대책위원장이 ‘전권을 맡겨달라’며 개별적으로 사전동의를 받아갔다”고 말했다 한다. 결국 사전동의의 직접적 용처가 돈거래인 줄은 몰랐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안 것인가. 모른 것인가. 사전동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 문제로 민주노동당은 대책위원장에게 마냥 ‘돌을 던질 수 만은 없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자체로 규명해야 한다.

    셋째. 과연 집회·시위가 무엇이냐 하는 기본적인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손해를 본 측은 재래시장 상인들이다. 2억원이 시장번영회 기금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대형매장 입점으로 인한 영업적 손실을 당해 낼 수 없다. 이와 유사한 집회·시위가 많았고. 앞으로도 발생할 것인데. 누가 진실로 보겠느냐 하는 것이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돈을 받기 위해 집회·시위를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집회와 시위에 도덕성과 선명성은 있는가. 또한 참여하여 문제될 경우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조용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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