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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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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62) 우리가 꿈꾸는 평등한 공동체의 길

  • 기사입력 : 2007-09-19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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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은 부자들의 편일까요?

    국가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는 국가가 없는 생활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어요. 국가는 외적의 침입에 맞서 군대의 힘으로 우리를 지켜줄 뿐만 아니라 범죄를 막고 죄인을 처벌하기도 해요. 또 세금을 걷어서 여러 가지 사회간접시설과 사회복지시설을 만들고. 여러 사람들 사이에 이익을 놓고 다툼이 생기면 재판을 해서 판정을 해주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국가가 태초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교과서를 보면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면서 평등하던 부족사회가 무너지고 부와 권력을 지닌 지배자가 나타나 국가를 이룩했다고 나와요. 이 말대로라면 국가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었다는 것이 되는데. 도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국가를 만들었을까요?


    그리스의 플라톤은 선의 이데아를 주창하며. 최상의 지성을 지닌 사람이 통치자가 되어 다스릴 때 국가가 완성된다고 보았어요.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본질이 ‘행복’에 있으므로 인간의 능력(아레테)으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환경을 ‘국가’라고 보았어요.

    대기업 회장 사회봉사 판결로 본 우리 사회


    그렇다면 국가는 분명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함으로써 모든 이들의 행복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군대는 외적의 침입에 맞서 국민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이용되곤 해요. 얼마 전 상영했던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경찰과 교도소는 때로는 권력에 반대하는 사람을 가두기도 하지만.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죄를 짓고도 교도소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많아요. 최근 대기업 회장들의 사회봉사 판결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따위의 국가사업도 특정한 사람들만의 이익에 치우쳐 특혜 시비를 부르기도 하고. 세금도 반드시 공정하게 걷히지는 않아요. 이러한 내용은 신문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지요.


    이러한 국가의 모순은 지난날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더욱 심했음을 알 수 있어요. 모든 국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으면서도 특정한 사람들을 위해 움직이는 모순을 가진 국가가. 앞서 이야기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겨난 것일까요?


    국가는 한 사회가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받는 사람으로 나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신석기에서 청동기로 넘어가면서 생산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로 인해 잉여생산물이 생겼어요. 그러자 이것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싸움이 일어나고. 이것을 먼저 차지한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마저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니 이 잉여생산물을 두고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던 것이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배하는 부족과 지배당하는 부족이 생겼고. 부족 안에서도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당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그러나 한번 지배자가 되었다고 영원히 지배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지배자는 늘 지위에 도전을 받아야 했지요. 그러자 이 지위를 놓고 또 끊임없이 싸움이 계속되었어요. 이러한 현상을 막아보고자 무엇인가를 마치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처럼 꾸며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려고 했고. 그것이 마치 신의 섭리인 것처럼 신화를 만들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이것이 바로 ‘국가’랍니다.


    고조선의 '8조 법금' 중 남아있는 3조만 봐도 누구를 위한 법인지 알 수 있어요. 사유재산 보호와 필요한 노예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한 법이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국가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사회를 우리는 씨족공동체 사회라고 해요. 공동체는 지배하는 사람. 지배당하는 사람이 없는 공동체안의 모든 구성원이 평등할 때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죠. 물론 먹고사는 생존의 원칙 때문에 평등한 공동체 사회를 영위해 나갔지만 오늘의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거대해진 사회조직 속에 어느새 커버린 국가라는 조직이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지는 않은가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최근 신문에서 국가의 역할을 찾아보고 국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세요.

    2. 최근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국가의 역할에 조사해보고 현대에 맞는 국가의 역할을 토론해 보세요.

    3. 홉스. 로크. 루소는 사회계약설을 통해 국가의 존재를 인정했어요. 이들의 사상을 조사하여 각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해 보세요. 그들의 생각이 오늘날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신문에서 해당하는 사례를 찾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4. 법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세계사 측면에서 최초의 법을 조사하여 보고. 현대 법의 토대가 만들어진 근대시민혁명 이후의 법을 조사하여 보세요.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지 그로 인한 문제점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5. 최근 기업들이나 권력자들이 법에 의해 처벌받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법을 아는 사람이 법을 피해간다는 말 있지요? 이에 해당하는 사례를 찾아 문제점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6. 법에 소외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신문에서 찾아보고 이들을 위해 국가가 할 일과 우리가 할일이 무엇인지 토론해 보세요.

    필자- 유혜경 부산 경남 NIE 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한국신문협회 ‘NIE 커뮤니티’(pressnie.or.kr) 부산·경남 지역커뮤니티 관리자 ◇부산 경남 NIE 연구회 홈페이지=www.yn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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