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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남북정상회담, 번영과 통일의 초석으로/ 목진숙 논설주간

  • 기사입력 : 2007-10-05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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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10월2일 오전 9시6분. 노무현 대통령이 노란색으로 표시된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모습을 중계화면을 통해 접한 국민들은 그 무엇이 가슴에서 치솟아 오르는 듯한 벅찬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장면을 본 한민족이라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필설(筆舌)로 표현하기 힘든 진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노 대통령 내외도 MDL 앞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른 다음 성큼 선을 넘었다. 정전협정 체결이후 실로 54년만에 이루어 진 일이다. 그리고 노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2박3일간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하고 어제 귀환했다.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를 거쳐 합의된 핵심적인 사항들은 모두 8개항으로 정리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공동선언 형식으로 남북에서 동시에 발표됐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전쟁 관련국 정상들이 함께 모여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빠른 시일내에 이 과제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남북이 합심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면서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이 정신을 변함 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한 마디로 한민족 공동번영을 추구해 나가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실 남북간의 공동번영에 대한 합의는 6.15 공동선언에 잘 나타나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북핵문제를 비롯한 제반 걸림돌로 인해 대화가 단절되는 등 만족할 만큼의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민간 차원에서의 북한 돕기는 면면이 이어져 이번 정상회담 개최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한번 남북 공영(共榮)을 합의한 만큼 그 구체적인 실천 사항들을 신속하게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서해안에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키로 하면서 공동 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키로 한 점. 경제특구건설 및 한강하구 공동이용 추진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은 경제협력사업을 확대·발전시키려는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서울에서 백두산까지의 직항로 개설. 베이징 올림픽 남북 응원단 경의선 열차 이용. 문산에서 봉동간 철도화물 수송. 개성에서 신의주까지의 철도와 개성에서 평양간 고속도로 공동 이용 등은 의미있는 합의라고 본다. 또한 남북 서로간 내부 문제에 대한 불간섭과 한반도에서의 전쟁 반대 및 불가침 의무 준수. 남북 총리회담 서울 개최(11월). 남북 국방장관회담 평양 개최(11월) 등을 합의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되는데 따라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이산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한 점이다. 이것이 실천되면 한꺼번에 많은 수의 이산가족 동시 상봉이 이루어질 것이다. 합의한 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양측이 더 많은 정성을 쏟기 바란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이러저러한 비판적 말도 없지 않지만 짧은 시일내에 기대 이상의 많은 합의를 이끌어낸 성공적인 성과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 남북 공동번영과 평화로 향하는 징검다리가 놓인 만큼 미흡한 점은 향후 만남을 통해 조율하면 된다. 남북 모두 신뢰의 바탕을 튼실하게 다져서 합의 사항을 조기에 실천하기 위해 배전을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만큼 정상회담을 정례화해 한민족 번영과 평화통일로 향하는 큰 길을 개척해 나가기 바란다.

    목진숙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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