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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중독 walk holic… '걷기'가 좋아

  • 기사입력 : 2007-10-08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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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벅뚜벅 걸으면 차곡차곡 행복이

    “건강에는 약으로 몸을 돌보는 약보(藥補). 음식으로 몸을 돕는 식보(食補). 걷기를 통해 몸을 돕는 행보(行補)가 있는데 그중에 으뜸은 행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작된 ‘걷기 열풍’이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실제 이른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걷기에 적당한 창원 용지호수. 종합운동장. 동네 공원 등지엔 걷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일명 ‘워크 홀릭’이라 불릴 정도로 하나의 열풍이 되고 있는 걷기운동.

    환갑을 넘긴 노인들의 운동 수단이었던 걷기가 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층에게도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열풍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걷기여행. 걷기대회. 걷기운동. 걷기치료에 걷기학회. 걷기운동본부까지 생겨나고. 서점에는 매달 수십 권의 걷기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 등 그 관심과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걷기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그 이유. 그리고 올바른 걷기에 대한 방법을 알아본다.

    ▲왜 걷나=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배성호(45)씨. 퇴근 후 집에 도착한 배씨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트레이닝 바지와 면 티셔츠. 운동화 차림으로 갈아입은 뒤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배씨가 처음 걷기 시작한 것은 1년 전 당뇨병을 진단받고서부터다. 의사의 권유로 시작한 걷기운동. 만보기를 허리에 차고 매일. 1시간 이상 걷는 것이 처음에는 힘겹고 귀찮았다. 일주일쯤 걷다가 포기를 선언할 무렵. 아내가 함께 걷자며 그를 이끌었다. 그때부터 그에게 저녁의 걷는 시간은 하루 일과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됐다. 평소 대화가 적었던 부부는 1시간 남짓 길을 걸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나누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내밀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됐다고.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푸는데. 술자리보다 땀흘리며 나누는 아내와의 수다(?)가 더 효과있다는 배씨는 오늘도 퇴근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물론. 당뇨병도 많이 완화됐다. 배씨는 이제 걷지 못한 날이 더 피곤하다고 말한다. >

    어둠이 어스름 깔리는 저녁 시간이 되면 도심 곳곳에서 사람들이 걷기 시작한다.
    간편하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걷기운동’이 확산되면서 걷기 편한 특정 장소가 아닌. 집 주변을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도심의 곳곳에서 ‘걷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남녀노소 구분은 없다. 옷차림도 걷는 방법도 가지각색. 걷는 이유도 다이어트. 병치료. 체력 단련 등 다양하다.
    공통점을 찾자면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를 신고 열심히 걷는다는 것.

    최근 눈에 띄는 것은 가족 단위의 걷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걷기운동이 일상화되면서 가족단위의 걷기운동을 가족친목 도모의 장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부모님과 남편. 아이 둘과 함께 일주일에 서너차례 걷는다는 주부 김혜선(40·마산시 남성동)씨는 “집에 같이 살긴 해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없고. 아이를 돌보다보면 운동할 짬을 내기도 힘들어서 다함께 걷기운동을 하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온 가족이 땀 흘리며 걷다보니 친목도 도모되고 가족 건강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명상걷기로 하루일과를 정리하고. 생각을 가다듬는 이도 있다.
    직장원 이기원(31·김해시 장유면)씨에게 걷기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과정의 하나다. 퇴근하는 대로 걷기 시작하는 이씨는 인터넷에서 본 ‘명상걷기’법을 통해 40분간 걸으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내일 해야 할 일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직장과 집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었는데. 운동을 목표로 걷기 시작하면서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그는 걷기 애찬론자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어학공부를 병행하며 걷는 이도 있다.

    대학 4학년 김순우(27·마산시 창포동)씨는 “취업을 위해 토익공부를 하는데.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을 1시간 남짓 걸으며 영어회화를 듣는다”며 “따로 운동할 시간을 못 내는데 이렇게 걷게되면서 운동과 영어공부를 함께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우린 걷기가 취미"= 이렇듯 걷기운동을 하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걷기 동호회’도 늘어나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경우 다양한 걷기 사이트가 신설돼 주제에 따라 걷는 모임을 가진다.

    검색만 하면 내가 사는 곳에서 걷는 사람들을 어렵잖게 만나 함께 걸을 수 있다.
    걷기 운동과 여행을 결합한 ‘도보 여행’은 이제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곳이나 문화 유적지를 찾아 ‘테마 걷기 여행’을 하거나. 해외 도보여행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에는 웰빙 붐에 따라 자연숲을 맨발로 걷는 ‘맨발 걷기’가 유행이다.


    익숙했던 도로를 따라 걸으며 ‘보행권’을 주장하는 걷기 모임도 있다.
    경남의 걷기 모임인 ‘걷는 사람들’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도로를 따라 걷는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걷기 시작했으나.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보행권에 문제점이 있음을 인식하게 된 이들은 ‘보행권 확보’를 주장하며 3년째 걸어오고 있다.
    ‘걷는 사람들’의 송창우씨는 “차를 타면서 이동할 때는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걸으면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며 “걷는 것은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걷기 효과는= 걷기는 가장 안전하면서 간단하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특히 과체중인 사람이나 노인. 심장병 환자를 위한 재활운동 프로그램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심폐기능이나 비만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걷기가 달리기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더 높다.

    단위시간당 칼로리 소비는 당연히 달리기가 2배 가까이 많지만 운동량이 많아도 지방분해는 걷기가 더 효과적이다.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 120㎉. 빨리 걸으면 밥 한 공기 분량인 300㎉의 열량이 소모된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꾸준한 걷기는 혈관에 쌓인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 당뇨와 고혈압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 심장 기능도 나아진다.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혈관이 압력을 받아 혈액순환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걷기는 뼈와 근육을 단련해 골다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정신도 건강해진다. 머리와 마음이 맑고 차분해지며. 근육도 풀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효과로는 우울증과 불면증 완화 등이 있다.
    이밖에 노화방지. 관상동맥질환 예방. 심혈관 질환 사망률 감소와 당뇨병은 물론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예방효과도 높다.

    유년기와 사춘기 청소년의 골격 발달에 도움을 주며 노인.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의 골다공증과 관절염을 예방해준다.

    ▲걷기에도 방법이 있다= 운동에 필요한 준비도구로는 발에 잘 맞고 쿠션이 좋은 신발과 편안한 옷차림이면 족하다.
    하지만 누구나 간편히 할 수 있다고 걷기를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면 효과는커녕 근육과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
    자세만 정확하게 익힌다면 절반은 끝난 셈.

    올바른 ‘걷기’를 위해선 우선 알맞은 신발이 필요하다. 가볍고 편안하며 발가락을 안에서 움직일 수 있어야 제격이다.
    바닥 두께는 쿠션이 느껴져야 하고 1.5~2㎝가 돼야 좋다.

    걷기에 앞서 반드시 5~10분씩 스트레칭을 해줄 필요가 있다.
    간단한 맨손체조 등의 동적인 준비운동으로 체온을 적절히 상승시켜 효과를 더 좋게 하고 부상의 예방과 그리고 심리적인 준비를 한다.

    준비운동이 끝나면 걷기에 적합한 자세를 잡는다.
    시선은 10~15m 앞바닥을 주시하고 턱은 약간 당겨야 한다. 손은 주머니에 넣지 않는다.

    가슴은 펴고. 어깨 힘은 뺀 상태에서 팔을 90도 각도로 구부려 크게 휘저으면서 걸으면 된다.
    주먹이 코에서 눈 높이로 올라와야 하고 허리벨트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해야 운동효과가 높다.

    배근육을 등쪽으로 당기면서 보폭은 넓게. 착지 땐 발뒤꿈치부터 하는 것이 올바른 보법의 정석이다.
    보폭은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데 보통 자신의 키에서 100cm를 뺀 길이가 알맞다.

    걷기 운동에서 발을 딛는 요령은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게 미는 듯이 발 앞부분으로 지면을 차며 발 뒤꿈치-발중앙-앞꿈치의 순으로 앞으로 내딛는 동작을 반복한다.
    턱을 당겨 목을 바로 세우며 고개를 떨구지 않도록 하며 시선은 앞위 15도 정도를 보는 것이 좋다.

    보행 속도는 시속 6.5㎞가 넘어야 심폐기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이보다 느리면 칼로리 소모 효과만 있다.
    걷기 운동은 걷는 속도보다 걷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45분 이상 3㎞ 내외를 일주일에 3~4회 정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정도가 숙달되면 걷는 속도를 변화시켜 점차 빠르게 걷도록 하고. 이후에는 주당 실시하는 횟수를 늘려서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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