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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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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强)한 공무원/이문재기자

  • 기사입력 : 2007-10-18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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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을 물어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지만 좀체 먹혀들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대답은 소신이 부족했거나. 설명에 짜임새가 없었다는 얘기다. “업체가 응답을 제대로 하지않습니다. 한술 더 떠 귀찮아 여기기까지 합니다.”

    또 이런 말은 몇 차례 해보다 안되면 그만두는 전형적인 업무회피 이거나. 집요함과 설득력의 부족으로 비쳐진다.
    최근 해외시장개척단 취재와 관련해 만났던 공무원들은 한결 같이 “해외와 연결된 업무라 모든 일이 간단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적이란게 당장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사후관리라는 것도 업체가 정보를 주지 않으니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실적이 저조하다든지.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않는다는 등의 보도형태에 섭섭함을 나타냈다.

    사실이 그렇다면 ‘힘에 부친다’고 털어놓고 보완책을 강구하든지. 시스템 변화를 꾀해야 하는게 맞다.
    시장개척단이 단체장이나 동행하는 의원들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파견되는 것도 아닌데. 실적을 억지로 부풀리거나 떠나기전 미리 짜놓고 가는 것은 지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가계약이나 이야기 수준에 그친 상담을 포장만 그럴싸 하게 꾸미는 형태도 같은 것이다.
    오히려 “시장개척단이란게 경제적 관점에서뿐 아니라 지자체와 상공인들과의 교류도 포함되고. 해외 자매도시 방문이라는 행정적 측면에서의 의미도 있다”고 설득하는게 옳은 일이다.

    해명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어렵다고. 쉽게쉽게 넘어가자며 무리해서 변명꺼리를 만들다보니 허(虛)만 불거지고. 실(實)이 쪼그라 드는게 아닐까. 분명 실(實)이 되는 부분도 많은데 말이다.

    시장개척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시장개척에서 “가장 어려울때가 어떤 때인가”라는 질문에 “언론에서 다룰 때가 제일 힘들다”는 말 대신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게 행정개혁이다. 호두를 먹으려면 껍질을 깨뜨리는 용기와 결단이 있어야 한다. 어려움을 솔직히 드러내고 깨쳐가는 ‘강한 공무원’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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