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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지사의 '남는 장사'/이상권기자

  • 기사입력 : 2007-1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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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도시로 가장 장사 잘한 곳이 경남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지난달 31일 진주혁신도시 기공식 오찬 간담회 환영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빌려 이같이 말했다. 준혁신도시라는 의외의 카드를 활용, ‘꿩 먹고 알 먹은’ 식의 공을 은근히 과시했다. 결과적으로 진주에는 혁신도시, 마산은 준혁신도시 대신 난포·창포산업단지 조성 등 5개 사업의 정부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무작정 정부 방침에 순응했다면 마산지역 신규 사업은 거론조차 안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결과론적인 시각이다. 어쩌면 마산시민을 두 번 울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이날 노 대통령에게 극진한 사의(謝意)를 표했다. 준혁신도시 갈등으로 코너에 몰린 자신을 구한 은인이기 때문이다. “큰 결단을 내려주신 대통령님께 감사한다. 좋은날 있기까지는 대통령님의 뚜렷한 철학과 신념이 싹을 틔운 것이다.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다.”

    사실 지난 7월 마산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선거때 공약을 덜컥 해놨는데 중앙정부가 (준혁신도시) 안된다 하자 꿩 대신 닭이라고 다른 계획을 세워 가져 왔다”며 김 지사의 ‘무리수’ 무마작업 시도를 넌지시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김 지사의 깍듯한 인사는 더욱 많은 의미를 내포했다.

    그러나 정작 시민을 볼모로 양 지역 갈등을 극한점까지 몰아간 데 대한 사과나 해명은 없었다.

    김 지사는 “혁신·준혁신도시로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역 국회의원, 시장,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걱정했다고 했다. 마산에서는 경남도의 발표를 믿고 준혁신도시 불가라는 정부 방침에 항의했다. 상대적으로 공공기관 일부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진주쪽 분노도 거셌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같은 시민들의 가슴앓이를 외면했다. ‘남는 장사’ 했으니 중요치 않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정도 희생은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인지. 손익으로 따지자면 민심 다독이기가 더 크게 남는 장사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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