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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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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아무나 하나

마성 스님(창원 팔리문헌연구소장)
꿈과 이상과는 먼 현실 정치

  • 기사입력 : 2007-11-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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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인 모두 대통령이 되기 위해 생사를 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고 있다.

    동서고금의 수많은 문헌에는 정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언급되어 있다. 불교경전에서도 그러한 덕목들이 설해져 있다. 이른바 시왕법(十王法)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덕목들이 현실 정치에서는 별로 소용이 없다. 현실 정치에서는 원칙보다는 음모와 술수가 우선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간혹 예외도 있지만 정치는 처음부터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첫째는 뻔뻔스럽고 자기도취형이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고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선에 출마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모두 자기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자기 스스로 말할 것이다. 그러므로 겸손한 자는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둘째는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표리부동형이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정적을 만났을 때에도 몇 년 만에 처음 만난 것처럼 아주 반갑게 악수하고 포옹하는 제스처를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돌아서면서 상대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를 궁리하는 독종만이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거짓말을 잘할 줄 알아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아주 진지하게 모든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거짓말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야 된다는 말이다.

    넷째는 정치자금을 만들 수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에 있어서 돈은 차량의 연료와 같다. 연료가 없으면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정치의 역사는 검은 돈과의 유착관계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는 다른 사람을 배신할 수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인에게 의리나 정의를 기대하는 것은 뱀에게 물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동지도 없다. 자신의 이익과 필요에 의해 모였다 흩어질 뿐이다.

    여섯째는 언론 플레이를 잘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 언론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가 보도되도록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곱째는 규정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야비한 자라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선거법에 걸리지 않고 잘빠져 나가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이며, 그런 사람이 결국 이기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현실 정치는 꿈과 이상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생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순수한 열정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순수성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인을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그 앞에서는 꼼짝 못하고 아부한다. 인간의 이중성이다. 정치인들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온갖 비난도 감수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획득하고 나면 많은 전리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존경하는 정치인은 인도의 아쇼카왕과 마하트마 간디이다. 이 땅에도 그런 정치인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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