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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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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의 의미

신공 스님(통도사 창원포교당 구룡사 주지)
초심 유지하기 위해서는

  • 기사입력 : 2007-1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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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입니다. 선거 기간이 되면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사람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초심(初心)’에 대한 다짐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은 순수하고 깨끗한 공심을 가지고 출발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마음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불교수행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초심입니다. 불교 수행도 처음에 가졌던 마음가짐을 계속 유지하기가 참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화엄경에서는 “처음 마음으로 발심한 원력의 마음이 깨달음의 원동력이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때의 초심은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깨끗한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되고 변질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게 되지요. 예를 들면, 참선수행을 하는 자가 처음에는 결가부좌 자세로 오래앉아 있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또는 기도를 하는데 기도하는 마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것은 깨달음과 기도의 성취에 대한 마음보다도 우리 자신이 처음에 가졌던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심의 뜻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이란 뜻으로 우리들이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종교수행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초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정치인들도 처음엔 발표한 공약에 대해서 철저히 지키며, 국민의 입장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이익과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보아 왔습니다.

    우리들이 종교 생활 속에 기도수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신심과 원력을 가지고 그럭저럭 잘 수행해 나가다가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퇴굴심과 해태심을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이 “게으름 없이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자신이 처음에 다짐했던 마음이 변치 않고 유지할 수 있을까요? 초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는 무엇을 했다” “내가 무엇을 얻었다”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이 생각이 나를 괴롭히게 되면 내 마음은 욕심과 집착에 물들어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사물에 대해 자기중심적 생각을 갖게 되면 우리는 초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병폐 중에 하나가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로 팽배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만 편하면 되고,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은 모든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모든 현상은 상의상관적 연기의 법칙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언제 어느 때 우리 자신이 처음 가졌던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집착하는 마음과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들이 처음 지녔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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