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무자(戊子)년을 기대하며

  • 기사입력 : 2007-12-20 00:00:00
  •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느니’ 송나라 시인 도연명의 말처럼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정해년(丁亥年) 돼지해를 예측하는 글을 쓴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되어 무자년(戊子年) 달력을 접하고 보니 무자년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자년은 다산(多産)과 다복(多福)을 상징하는 쥐띠 해다. 그래서 당사주(唐四柱)에서는 쥐띠를 자천귀(子天貴)라 하여 식복과 함께 다복한 운명을 타고난다고 하였다. 이는 쥐가 선천적으로 눈치가 빠르고 어려운 여건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습성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에다 생태적인 해석까지 달아서 밤에 난 쥐띠는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나온 것이다.

    주역(周易)에서는 ‘쥐가 밤이면 빛을 내는 야행성 동물로서 매우 민첩하고 영리하고 귀여운 물상’ 이라고 적고 있다. 특히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쥐의 특성을 닮게 된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예견하려고 했다. 그래서 쥐띠는 쥐를 닮아서 부지런하고 독립심도 강한 편이다. 또 쥐의 특성에서 나타나듯이 계속하여 먹이를 가져다가 모으듯, 돈 버는 재주가 있어서 재물을 축적하게 한다. 꾀와 재치가 있고 두뇌가 좋으며 재주꾼으로 예능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쥐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쥐는 농작물을 해치고 곡식을 훔쳐 먹는 해로운 동물이며 더러운 곳에 사는 동물로 인식되어 있다. 다산 정약용도 탐관오리들을 쥐로 묘사하여 노래한 바 있다. “들쥐는 구멍 파서 이삭 낟알 숨겨 두고, 집쥐는 이것저것 안 훔치는 것이 없네. 백성들은 쥐 등쌀에 나날이 초췌하고, 기름 말라 피 말라 뼈골마저 말랐다네.”

    또 한말(韓末)의 선비였던 황현의 ‘매천야록’을 보면, 순종 3년(1909년)에 쥐로 인한 전염병이 돌아서 각 항구마다 외국 배들을 검역하였으며, 쥐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3전씩 돈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무자년(戊子年)은 쥐띠 해이기도 하지만 한 해를 조망하는 연운(年運)은 띠보다 천간(天干)의 글자인 무(戊)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관찰한다. 무(戊)는 오행(五行)상 토(土)에 해당하며 우뚝 솟은 산이고 물을 가두는 튼튼한 둑(제방)이다. 사주(四柱)에 물(水)이 많으면 재물이 모이지 않고 흐른다. 그래서 항상 물처럼 잘 돌아다니고 돈을 헤프게 쓴다.

    하지만 무자(戊子), 무인(戊寅), 무진(戊辰), 무오(戊午), 무신(戊申), 무술(戊戌)년과 같이 무(戊)운에 이르면 다르다. 물은 제방을 만나면 더 이상 흐르지 못하고 가두어지게 되는데 그 가두어진 물이 재물이다. 그래서 물 많은 사주에는 무토(戊土)운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정해(丁亥)년이 어려웠다면 무자년을 기대해보자. 정(丁)은 오행으로 보면 화(火)인데 작은 촛불과 같은 것이라 물을 감당할 수 없어 이리저리 휘둘리지만 무토(戊土)는 물을 지배하고 다스린다. 물론 사주에 물이 적고 화, 토(火,土)가 많으면 정해년이나 무자년이나 크게 다르지 않으니 좀 더 때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물이 많은 사주에는 정해년과 무자년은 많이 다르다.

    사주는 음양오행이 고루 분포되어 있어 중화(中和)된 사주를 제일 좋다고 본다. 이런 중화 사주는 태어날 때부터 귀하게 태어나 죽을 때까지 편하게 살다 간다. 하지만 그런 중화 사주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운(運)을 보는 것이다. 비록 음양의 균형은 맞지 않더라도 때를 만나면 발복하여 좋아지기 때문이다.

    10년 전 무인(戊寅)년에 부동산 투자로 거부(巨富)가 된 사람을 많이 봤는데 대체적으로 수(水)가 많은 것을 보았다. 운(運)은 돌고 돈다고 운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운은 오기 마련이니 아직 힘들고 어렵다면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때를 기다려 보자.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정연태 四柱이야기

    역학 연구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