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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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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게임장' 강 건너 불 구경할 때 아니다/이헌장기자

  • 기사입력 : 2008-0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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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중 철문’ ‘회원제 운영’ ‘밀폐 공간’ 등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오락실이 버젓이 도심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안산에서 5명이 사망자를 낸 불법 오락실 화재 사건 뒷날인 27일. 이틀 전 경찰의 단속으로 문을 닫은 한 불법 오락실을 찾았다.굳게 닫힌 철문과 빛 한 점 들지 않는 오락실 내부를 보자 안산의 오락실 화재 사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3중 철문, 응답 없는 화재경보기. 꽉 막힌 오락실 내부, 방음용 기름 헝겊 등 안산의 사고 현장과 마산 오락실은 차이가 없었다.고객들이 하루 종일 피운 담뱃불이 기름덩어리인 헝겊에 옮겨 붙는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창문도 하나 없고, 유일한 비상구인 출입문이 3중으로 닫혀 있는 상황에서 오락기에 정신 팔린 사람들이 쉽게 빠져나오기가 힘들 것 같았다,

    마산의 오락실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만 다를 뿐 내부 운영에서는 안산과 차이를 찾을 수 없었다.

    안산의 불법오락실 비극이 강 건너 불구경으로 그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10분이면 열 수 있었던 철문이 이제는 1시간30분이나, 그것도 공을 들여야 문을 뜯고 들어갈 수 있다”며 “어렵사리 업주를 잡아도 불구속에 그치거나 바지 사장”이라고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국은 그동안 ‘불법은 단속해서 처벌하면 된다는 식’의 처방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결국 이같은 안이함이 ‘안산 사고’와 같은 비극적 결말을 낳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이헌장(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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