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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59) 쉬엄쉬엄 익히는 논술

  • 기사입력 : 2008-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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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이 생각해야 자신감 생긴다

    글샘: 대입제도가 달라진다고 하니까 요즘 논술을 뒷전으로 미루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

    글짱: 이제 대학 가려면 영어에 올인해야 한다며 논술학원을 끊은 친구들도 많아요.

    글샘: 과연 그럴까. 앞으로 입시제도가 얼마나 더 획기적으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논술은 대입 전형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거라고 봐. 수시 논술은 물론, 구술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오더라도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 하니까. 행여 이제는 논술이 수험생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야. 곰곰이 생각해 보거라.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는 과목 중에 논술과 연관 없는 게 있는지. 통합논술이라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면 돼.

    글짱: 논술을 잘하면 다른 교과목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뜻인가요?

    글샘: 그렇지. 예를 들어 언어영역 시험에서 장문의 인용문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논술이 밑바탕 되어야 한단다. 사회탐구영역 등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지.

    글짱: 그래도 예전처럼 학생들이 논술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글샘: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부담이겠지만 쉬엄쉬엄 논술을 준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렴. 입시 공부 시간이 모자란다고 교과서나 참고서 외에 책 한 권 안 읽겠다는 학생은 없잖아. 책이나 신문, 아니면 TV를 보면서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야.

    글짱: 그렇게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신문의 책 소개만 읽어도 시사 이슈 파악

    글샘: 논술 전문가들은 신문 사설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더구나. 그 방법도 나쁜 건 아니지만 학생들로서는 지겨운 중노동이지. 그런 식의 연습도 필요하겠지만, 조금 더 재미있게 논술준비를 하려면 신문의 책 소개란을 훑어보거라. 사회현상을 반영해 출간되는 책이 많거든. 그런 책을 소개한 기사나 서평만 읽더라도 시사 이슈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지.

    글짱: 그런 경우를 몇 가지 예로 들어 주실래요?

    글샘: 어느 신문에 ‘몰입’이라는 책을 소개했다고 치자. ‘중학생들에게 뉴턴의 미분 문제를 풀게 했는데,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수학문제를 몇 시간 동안 들여다보며 집중한 한 학생이 마침내 문제를 해결했다’라는 내용도 나와. 문제를 풀기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몰입의 경지에서는 훨씬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어. 최근 ‘몰입교육’이라는 말이 유행이지. 이런 기사에서 학생들은 ‘몰입과 주입’의 차이를 우리나라 교육문제와 접목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단다.

    글짱: 그렇게만 하면 논술공부가 저절로 되는 건가요?

    글샘: 세상에 공짜는 없어. 논술은 ‘생각의 확장’이랬잖아.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몰입’과 ‘주입’이란 용어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관련된 신문칼럼을 읽는 게 좋아. 글샘이 그런 식으로 찾은 칼럼을 하나 정리해 예문으로 소개할게.

    ☞ 예문 : 스스로 기분이 고양되는 가운데 마음 안에서 저절로 흘러 나오는 행복감을 맛본다는 점에서, 몰입은 자발적이고 내적이며 능동적이다. 외적 요인이나 상황에 의해 타율적이고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 하고는 근본부터가 다르다.  반면에 주입은 외부에서 억지로 밀어넣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는 몰입일 수 있지만, 하기 싫은데 선생이나 부모에 떼밀려서 억지로 하는 공부는 주입이다.  얼마 전 ‘영어몰입교육’이 도입될 것처럼 알려져 논란이 일다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의해 공식 부인됐다. 영어교과를 영어로 수업한다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나 다른 과목까지 영어로 공부하게 한다는 발상은 성급했다. 학부모와 교육계가 반대했던 건 당연하다. 온 국민에게 영어의 일상화를 사실상 압박하고 강요하는 것이어서 부작용 우려 역시 크다.

    글샘: 또 다른 책 하나, 어린이 책인 ‘따로 또 같이’는 서평에서 비슷함과 다름은 사랑이나 우정에서 중요한 화두라고 적고 있어. 소개 기사만 훑어보아도 논술에 써먹을 글감을 찾을 수 있단다. ‘상대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비슷함과 다름은 우정이나 사랑을 더 돈독히 해주는 요소’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까.

    글짱: 설명을 듣고 보니, 책 소개 기사를 어떤 방식으로 논술과 연관시켜 생각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겠네요.

    개념 파악 더 하려면 책 속으로 들어가라

    글샘: 한 권만 더 알아보자. ‘알을 낳는 개’라는 책은 어떤 내용으로 소개했을까. 현대과학에서는 위장과 속임수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책이야. 서평은 다음과 같이 흥미있는 글머리로 시작하지.

    【식탁 위에 소시지 7개와 계란 3개가 있다. 계란이 식탁 위 물건 중에 차지하는 비율은 30%다.  그런데 개 한마리가 몰래 그곳으로 들어와 소시지 5개를 먹어치운다.  이제 계란이 식탁 위 물건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가 됐다. 그렇다면 계란의 비율이 2배가 됐으니 계란 수가 2배로 늘어난 것이고 결국은 개가 계란을 낳은 것이 아니냐고 결론내린다면?】

    그리고 책을 사서 보고 싶을 정도의 내용도 나온다.

    【예를 들어 최근 110년간 대기 온도가 0.7도나 올라갔다며 지구 온난화 문제를 걱정하는 것도 그렇다. 저자들은 인간이 대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지구가 계속 더워진다고 우려할 수도 있지만, 혹한기와 온도 상승기가 반복된 과거 지구의 온도 변화 그래프를 살펴보면 최근의 온도 상승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글짱: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하는 논술문제가 나올 때 활용하면 괜찮겠네요?

    글샘: 이처럼 시사 이슈나 시류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 같은 책은 한 권쯤 사서 개념 파악을 더 하는 것도 좋겠지. 이런 방식은 나홀로 논술준비를 하려는 학생에겐 도움이 될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많이 생각하는 것이란다. 그래야 쉬엄쉬엄 준비하더라도 논술이라는 부담을 떨치고 어떤 사안에 대해 자기 생각을 드러낼 수 있어. 책이나 신문뿐만 아니라 TV교양프로그램도 마찬가지야. 2008학년도 대입 논술에서 한 수험생은 TV에서 본 ‘인간극장’ 주인공의 사례를 논제와 연계해 서술했는데 참신한 글로 평가받아 합격했다고 하지. 책으로도 나온 ‘지식채널e’ 같은 TV교양물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유익할 거야. 오늘 논술탐험에서 다룬 방식은 ‘신문활용교육(NIE : Newspaper In Education)’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미디어활용교육(MIE : Media In Education)’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단다.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든 논술은 시험이기에 앞서 ‘나의 생각을 더욱 성숙시키는 공부’라고 여겼으면 좋겠어.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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