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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 기사입력 : 2008-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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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경남신문 문화면에 실린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창원 공연 기사를 보셨습니까.

    기사 중에 연극 제목은 ‘난장이’로, 설명하는 부분은 ‘난쟁이’로 다르게 적혀 이상하게 느끼지는 않으셨나요?왜 이렇게 적었을까요?

    키가 유난히 작은 사람을 뜻하는 표준어는 ‘난쟁이’입니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난장이’가 표준어였습니다.

    1970년대 말 산업화의 그늘을 조명한 조세희씨의 장편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아십니까? 줄여서 ‘난쏘공’이라고들 하죠. 이 소설이 출간될 당시에는 ‘난장이’가 표준어였고, 이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지만 작품명 표기는 ‘고유명사’로 인정해 그대로 쓰는 것입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이 지난해 27년 만에 재공연된다는 기사에도 작품명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쓰였고, 본문에는 ‘난쟁이인 김불이는~’식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표준어가 ‘난장이’에서 ‘난쟁이’로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말 소쿠리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장이’와 ‘-쟁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장이’는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쟁이’는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는 뜻일 경우에 사용합니다.

    따라서 키가 작은 사람은 기술이나 직업과 관련된 말이 아니므로 ‘난쟁이’가 바른 표기라는 것이죠.

    최근 마산의 한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의 사진이 경남신문 1면에 실렸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난쟁이’ 김불이 같은 소시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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