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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맛 드라이브 (3) 사천휴게소 ‘멍게비빔밥·대구탕’

  • 기사입력 : 2008-02-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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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씽씽~ 달리는 길 싱싱한 바다맛

    숙성시킨 햇멍게 향이 가득

    사천휴게소에는 바다가 있었다. 남해안의 별미, 멍게비빔밥을 맛보기 위해 찾은 남해고속도로 사천휴게소(부산방면·하행선). 휴게소에서는 멍게비빔밥 외에도 대구탕을 특미로 내걸고 있었다. 고속도로 위에서 만나기 힘든 바다 음식들이다. 호기심이 앞서면서도, ‘휴게소표 해산물 요리’에 대한 선입견이 물음표처럼 따라붙는다. 가격은 각각 6000원씩.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가격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주문을 끝내고 5분이 채 안돼 멍게비빔밥이 먼저 나온다. 그릇에 담겨 나온 비빔재료는 간소하다. 숙성된 멍게, 해초, 김, 참기름, 깨가루가 전부다. 그 흔한 채소 하나 없이 멍게 하나 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인가. 그릇에 코를 대고 멍게향을 탐지해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신통치 않다. 따끈따끈한 흰밥을 그릇에 넣고 젓가락을 휘적거리며 섞기 시작한다.

    멍게 즙이 제 색깔로 흰 쌀밥을 물들이고, 참기름이 윤기를 덧입힌다. 멍게와 밥이 뒤섞일수록 멍게의 향도 점점 강해진다. 그렇게 멍게향에 취할쯤 되니 골고루 섞인 듯하다.

    한술 떠먹어 본다. 약간의 비릿함과 짭쪼롬함, 바다의 내음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삼키고 난 뒤의 상쾌함 또한 푸른 바다의 뒤끝과 흡사하다.

    고속도로 위에서 바다를 만난 기분이다. 요리를 개발한 김옥연 조리실장의 말에 따르면 멍게는 주로 사천 바다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한다.

    이틀 정도 숙성시킨 뒤 내놓는데, 그 숙성온도와 비법이 멍게비빔밥의 맛을 결정한다는 것. 경남 고속도로 맛자랑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멍게비빔밥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부, 당뇨병에도 좋다.멍게 비빔밥은 일년 내내 맛볼 수 있지만, 봄멍게 비빔밥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다고 하니, 봄이 되면 꼭 한번 찾아 보자. 멍게비빔밥은 휴게소 상·하행선 두 곳 모두 판매한다.

    맵고 구수한 육수에 숙취가 싹~

    사천휴게소의 또 다른 별미 대구탕 또한 휴게소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음식이다.

    팔팔 끓는 대구탕을 맛보기 위해서는 7~10분 정도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뽀얀 김을 내뿜으며 나온 대구탕. 푸짐하게 얹혀진 야채 틈 사이로 대구가 통통한 육체를 살짝 드러내고 있다.

    먼저 국물 맛을 본다. 맵싸한 청양고추가 칼칼한 맛을 더하고, 육수의 구수하고 얼큰한 맛에 추위와 숙취 모두 한 칼에 물리칠 수 있을 듯싶다.

    대구 또한 ‘휴게소표’에 대한 우려와 달리 쿰쿰하거나 비린맛이 없다. 냉동대구를 쓰긴 하지만, 대구의 탄력있는 살과 맛을 살리는 비결은 관리와 조리법에 있다고. 매일 아침 따로 우려내는 육수 또한 맛의 비법이다.

    ‘사천휴게소 대구탕’은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특선 요리이며, 휴게소 하행선에서만 판매한다.

    한편 사천휴게소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대구탕 대신 제철 돌게를 이용한 ‘돌게 정식’을 판매한다고 한다.

    그 맛을 볼 수 없음이 아쉽지만, 올 여름의 만남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휴게소에서 집으로 향하는 내내 입안에 바다를 머금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글=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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