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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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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영원한 소유는 없다

월장 스님(마산 삼학사 주지)

  • 기사입력 : 2008-03-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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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땀 흘려 모은 재산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대형 비리와 반인륜적 범죄가 날마다 터져 나오고 있어 참으로 오탁악세(五濁惡世)의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무엇에 쫓기듯 허겁지겁 조급하게 서둘기만 할 뿐, 차분하게 참고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리고 무엇이든 자꾸만 채우려고만 할 뿐, 비우지를 못한다.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소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점점 더 빠져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적인 것은 제아무리 많이 소유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의식은 절대로 해소시켜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에게는 본래 불성이라고 하는 것이 갖추어져 있어서, 불성이라고 하는 뿌리까지 가지 못하면 평안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관념으로 전해져 오는 오복(五福)이란 말이 있다.

    즉 일생을 통해 다섯 가지 복으로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들고 있는 바, 여기서 부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 않으며,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물을 소유함이라고 말한다.

    부를 획득하는 진정한 길은 건전한 도덕성의 바탕 위에 인간의 도리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순수한 자기 노력으로 선량하게 땀 흘려 모은 재산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한다.

    반면 정의와 양심을 저버리고 비리로 모은 재산이라면 아무리 철저히 가리고 몰래 했다고 하여도 결국은 세상에 폭로되고 망하게 되는 악과(惡果)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此有故彼有 此起故彼起 此無故彼無 此滅故彼滅)’는 연기(緣起)의 도리를 가르치셨다.

    또 천태종 중창조인 상월원각대조사(上月圓覺大祖師)께서는 “이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나. 사용하다 버리고 갈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일체가 무상(無常)한 이 세상에서 ‘영원한 소유’란 있을 수 없다. 재물이든 사람이든 인연 따라 내 수중에 왔다가 인연이 다하면 내 곁을 떠나게 마련이다.

    그토록 아끼고 소중히 가꾸던 내 몸마저 인연이 다하면 버리고 떠나야 한다. 이런 도리를 바로 알아서 깨끗한 복전(福田)을 가꾸고 선량한 인연을 심을 때 우리는 정복(淨福)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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