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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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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마음을 비우고 건강을 채운다

종교 초월한 '108배' 인기
완벽한 전신운동 … 등산·수영 운동량과 맞먹어

  • 기사입력 : 2008-03-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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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서울 인사동에서 수묵화 전시회를 가진 김해시 진영읍 작가의집 한경혜(34·여) 대표는 뇌성마비를 극복한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7살 때 성철 스님을 만난 이후부터 20여년 동안 매일 1000배를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04년에는 절하는 법을 담은 책 ‘오체투지(五體投地)’를 발간해 또한번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오체투지란 한마디로 절에서 행하는 큰절로, 불·법·승 삼보(三寶)에게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최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 즉 신체의 다섯 부분(五體)이 땅에 닿도록(投地) 하는 것이다.

    절하는 방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먼저 합장하여 두 무릎을 꿇은 뒤, 오른손으로 땅을 짚고 왼손과 이마를 잇따라 땅에 댄다. 그런 다음 두 손을 뒤집으며 부처를 받드는 동작을 한다. 일어날 때는 그 역순으로 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오체가 바닥에 닿았을 때 두 발을 엉덩이로 깔고 앉은 자세를 취하며 몸의 뒷부분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절에서는 세 번을 절하는 3배가 기본이다. 삼보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108배는 참회기도의 기본단위로,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번뇌 즉 108번뇌를 끊기 위해 한 배 한 배 올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108배가 불가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건강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불교TV 구본일 대표는 최근 발간한 ‘나를 깨우는 108배’에서 “나를 낮추면서 상대의 행복을 빌면서 하는 것이 절입니다. 우리 육체 중에서 값으로 따져 가장 가치 있고 중요한 부분이 머리입니다. 머리는 보물창고지요. 이 머리의 상단이 이마입니다. 이 소중한 이마를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마룻바닥이나 땅에 대는 것이 절입니다”라고 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108배의 운동으로서의 측면을 △완벽한 전신운동이고, 최단시간에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운동이며, 심장, 혈압 등에도 무리가 없는 유산소 운동이다 △단전호흡(복식호흡)이 저절로 된다 △정신통일이 화두를 사용하지 않고도 저절로 된다 △온몸의 기순환이 완벽하게 복구가 된다 △언제, 어디서라도 0.5평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혼자서 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비만, 심장병, 지방간, 고 콜레스테롤 등 모든 성인병의 예방, 치료, 관리에 가장 적절한 운동요법으로 정리했다.

    그럼 108배의 운동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박사는 1시간 동안 절을 했을 경우 등산이나 수영을 1시간 한 것과 비슷하고, 에어로빅이나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을 하는 것보다 운동량이 많다고 한다.

    그는 “108배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몸과 마음의 ‘문명병’ 예방주사”라고 추천사에서 밝혔다.

    108배의 효과는 종교를 뛰어넘었다. 천주교 경산성당 정홍교 주임신부는 “성당에서 절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았고 오해도 적지 않게 받았습니다. 그런 선입견보다 더 중요한 진실은, 우리는 절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는 사실이며 온전히 건강해진다는 것”이라고 예찬했다.

    서영훈기자

    float2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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