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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바로 살아보세’

  • 기사입력 :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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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가 무너지는 것은 ‘잘살아 보세’만 외친 탓”

    십수 년 전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어떤 기자가 명망 있는 정신적인 지도자 한 분을 찾아가서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이런 무너지는 사건들이 자꾸 생긴다고 보십니까?” 이 질문에 그 분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박 대통령 때부터 ‘잘살아 보세’만 외쳤지, ‘바로 살아 보세’는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크게 공감한 기자가 또 다시 “그렇다면 선생님이 속한 단체는 그때 무엇을 어떻게 했습니까?” 이 질문에 그 지도자는 한숨을 쉬며 말하기를 “정말 면목 없습니다. 그때 내가 속한 단체만이라도 ‘바로 살아 보세’를 외쳤어야 되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결국 지금 무너지는 사회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지금도 그 말을 명심보감처럼 가슴에 새기고 있다. 정말 그랬어야 되었든 것을….

    이제 우리 사회는 또 다시 ‘잘살아 보세’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때 ‘잘살아 보세’만을 외쳐서 부유하게 된 자들이 줄줄이 공직자의 자리에서 낙마하거나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랴, 어떤 죄 없는 자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우리 모두 그때 잘살아 보세 만 외쳤든 공범(?)이었던 것을!

    이러한 사회를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마라구’는 “눈먼 자들의 도시”라고 혹평했고, 어떤 여류 소설가는 “빈 집”이라고 표현했다.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내가 너를 볼 때 인격체로 보지 않고 나에게 손익을 끼치는 그것으로 보는 데서 출발하며, 자기중심주의, 이기주의, 그리고 탐욕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의 주장과 표현 그대로 우리 사회의 “잘살아 보세”란 실용주의가 가져다 준 화려함의 그 뒤편에는 황폐화되어 가는 정신세계의 어두움이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도 계속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치, 경제, 문화 그 어디든 그 무너짐 속으로 누수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없다.

    성경은 이러한 때에 ‘인생의 집을 반석 위에 바로 세우라’고 말씀한다. ‘그래야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인생의 집이 지어진다’고 말씀하고 있다. 그것이 진정으로 성공한 인생의 집이요, 보람 있는 삶의 본모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말 이제 우리 모두 ‘바로 살아 보세’를 먼저 반석 위에 새기고 그 위에 ‘잘살아 보세’를 외쳐야 될 때가 아닌가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성공한 ‘실용주의’이며, 그럴 때 우리 모두가 바라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진해영광교회 이정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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