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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은 원불교 최대 경축일 제93주년 대각개교절 인터뷰 / 김혜신 경남교구장

“통제력 잃은 발전,정신개벽 필요”
떠들썩한 사건들의 본질에는 탐욕 존재

  • 기사입력 : 2008-04-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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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8일은 원불교 최대 명절인 제93주년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이다.

    원불교 경남교구청(마산시 상남동)은 대각개교절을 전후해 지역 43개 교당별로 은혜 떡·천연비누 나누기 행사를 벌이고, 또 당일에는 기념법회를 여는 등 경축행사를 잇따라 갖는다.

    김혜신 경남교구장은 대각개교절을 나흘 앞둔 24일 “지난 1916년 4월, 소태산(少太山) 박중빈(1891~1943) 대종사님께서 20여년의 구도 끝에 우주와 마음의 근본 원리에 대한 큰 깨달음(大覺)을 얻고 원불교를 여셨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김 교구장은 “기독교나 불교는 예수님이나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날을 명절로 기리는데, 원불교는 대종사님이 태어나신 날이 아니라 오직 깨달음을 얻으신 날을 기린다”며 “깨달음 즉 정신의 개벽으로부터 인류에게 희망을 줄 바람직한 변화가 시작된다. 원불교 교도의 신앙, 수행의 궁극적 목표는 대종사님의 깨달음을 곧 나의 깨달음으로 만드는 것이며, 큰 깨달음이 이루어지면 그 속에서 큰 은혜와 행복이 생산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각개교절의 현재적 의미는?

    ▲우리는 물질과학 문명의 종점에 도사리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여전히 물질과학 문명의 낙관론을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터진 제방의 물꼬를 손가락으로 막을 수 없듯이 빈부격차, 환경오염, 대량 실업 등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악재들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의 본질에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즉 물질과학 문명의 역동력은 탐욕이며, 물질이 성장하면 할수록 삶의 질은 악화된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성장의 건강성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것이 곧 물질을 통제하고 선용할 정신의 힘입니다. 정신의 힘은 곧 모두가 부처이며, 상생공영할 은혜로운 이웃임을 아는 것이며, 이러한 인식이 곧 깨달음입니다. 이의 확산을 종교의 영역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근래에 어린이 유괴, 살해, 성추행 사건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기가 찬 사건이 많았습니다. 이것의 본질은 바로 물질에 끌리는 인간의 탐욕이며, 깨달음과 수양의 힘이 부족해서 일어난 사회적 현상일 것입니다. 물질과학 문명의 발전이 무한 편리를 제공하나, 정신의 힘이 함몰된 가운데 이루어지는 발전은 통제력을 상실한 폭주기관차가 되어 버렸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이런 상황을 정신개벽이 필요한 상황으로 진단하신 것입니다.

    결국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에게 정신개벽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인류를 위한 바람직한 행동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1월 경남교구장에 취임한 이후 많은 것을 보고 또 느꼈을 것 같은데….

    ▲경남은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불심(佛心)이 깊은 고장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조건과 인성의 바탕은 참으로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됩니다. 지역민에게 내재된 이러한 정신 역량을 끌어내는 것이 저희들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 이것으로 천지와 함께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한 성장도 만들어 내고, 부모와 이웃을 살피고 받들어 건강한 연대도 만들어 간다면 아름다운 경남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일에 모두 함께 동참하길 바라며, 이를 앞장 서서 실천하는 것이 곧 원불교의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원불교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을 즈음해서 교인 및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모든 성자들의 깨달음인 기쁨과 희망, 자비의 메시지는 보편성을 갖습니다. 낙원 세상에서 평화롭게 공생하는 지혜에 대한 화두는 누구나 예외 없이 적용됩니다. 물질과학, 편의주의적 개발이 정신과 도덕의 역량과 함께 성장하도록 합시다. 낙원의 열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질과 정신이 아울러 균형 잡힌 사회를 위해 작은 부분부터 함께 손잡고 나가시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서영훈기자

    float2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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