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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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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 오심을 맞으면서

마성 스님
창원 팔리문헌연구소장
“덧없는 현상에 집착해

  • 기사입력 : 2008-05-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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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신 석가모니불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날이 되면 모든 불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탄생을 봉축할 것이다. 불교도들에게 이보다 더 값진 날은 없을 것이다. 이 거룩한 부처님의 탄신일을 맞이하여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가난한 이웃들에게도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하기를 축원한다.

    불탄일을 다른 말로 ‘관불절(灌佛節)’이라고도 한다. 관불이란 초파일에 탄생상(誕生像)을 목욕시킴으로써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뜻으로 행하는 의식이다. 욕불회(浴佛會), 불생회(佛生會), 용화회(龍華會), 탄생회(誕生會), 석존강탄회(釋尊降誕會), 화회식(花會式)이라고도 불리며, 줄여서 보통 관불(灌佛), 욕불(浴佛)이라고 한다.

    석가모니불이 이 땅에 오실 때 제석천, 범천, 용왕 등이 공중에서 향탕에 그 신체를 목욕시킨 데서 비롯된 것이다. 불전문학에서는 일곱 걸음을 걸으며 범음으로 “마땅히 천상과 천하를 구제하여 하늘과 인간의 스승이 되며, 생사의 괴로움을 끊고 삼계에 위없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무위(無爲)로 항상 안온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이날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이 의식을 거행한다. 불단이나 대웅전 앞에 탄생불을 안치한 뒤 욕불게(浴佛偈)를 크게 외우고, 작은 국자 같은 것으로 감로다를 부처님의 정수리에 붓게 된다.

    이러한 성스러운 의식에 불자라면 반드시 참석해야 되겠지만, 이것만으로 불자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처님은 남전의 ‘대반열반경’에서 “온갖 향과 꽃으로 그리고 기악과 무용으로 나를 찬탄하고 예배하며 공양올리지만, 이러한 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며,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가르친 바의 진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나를 기쁘게 하고, 나를 찬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입멸 직전 제자들에게 “모든 현상(諸行)은 소멸해 가는 것이다. 게을리하지 말고 정진하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 세상에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범부들은 영원하지 못한 덧없는 현상에 집착하여 생을 허비해버린다. 그래서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부지런히 정진하여 생의 궁극적 목표인 니르바나(열반)를 속히 증득하라고 당부했다.

    부처님의 이 마지막 유훈을 받드는 것이야말로 진정 그 분 오심을 맞이하는 불자의 올바른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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