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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힘차게 내딛었다? 내디뎠다?

  • 기사입력 :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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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회사 후배가 결혼을 했습니다.

    많은 하객들 앞에서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새로운 인생의 첫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10여년 전 나와 아내가 신랑신부 행진을 할 때 하객들은 어떻게 느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날 신랑은 힘찬 걸음으로 입장을 했는데 이것을 글로 적는다면 ‘힘차게 내딛었다’일까요? ‘힘차게 내디뎠다’일까요?

    조금 어렵습니까?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내딛었다’와 ‘내디뎠다’로 표기한 사례가 거의 비슷할 정도니 다들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었다.’ ‘83년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오바마는 시카고 빈민가에서 지역사회 운동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등 같은 인물을 소개하는 기사에서도 다르게 적은 사례도 있더군요.

    ‘내디뎠다’가 맞습니다. ‘내딛다’는 ‘내디디다’의 준말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 준말 ‘내딛-’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결합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내딛었다’로 적을 수 없답니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의 연결이 불가능한 준말들로는 건들다(건드리다), 굴다(구르다), 까불다(까부르다), 깨뜰다(깨뜨리다), 머물다(머무르다), 서둘다(서두르다), 서툴다(서투르다), 썰다(써리다), 일다(이르다), 갖다(가지다), 딛다(디디다), 붓다(부수다), 잡숫다(잡수시다), 흖다(흔하다) 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세요.

    확인 겸 해서 문제 한번 풀어보세요.

    다음 중 옳은 표기는? ①첫걸음을 내딛었다. ②시골에 머물었다. ③내가 연필을 갖았다. ④초보라서 운전이 서툴렀다. 왜 4번이 정답인지 아시겠지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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