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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사주이야기] 여름에 태어난 사람

  • 기사입력 : 2008-07-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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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사체로 유명한 조선 대표의 서예가이자 실학자인 김정희(1786~1856)는 어려서부터 기억력이 뛰어났고 일찍 글을 깨우쳐 여섯 살 때는 벌써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씨를 써서 대문에 붙일 정도였다고 한다. 하루는 북학파(北學派)의 거두인 초정 박제가(楚亭 朴齊家: 1750~1805)가 지나가다가 이 글씨를 보고 추사의 부친을 찾아뵙고는 “이 아이는 앞으로 학문과 예술로 세상에 이름을 날릴 만하니 제가 가르쳐서 성취시키겠습니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추사는 정조10년(1786) 6월 3일 한여름 태생인데 천재였던 것 같다. 지혜가 비상하고 머리 좋은 사람 중에는 겨울 태생이 많은데 추사처럼 여름 태생은 예술과 미술 등 예능 방면에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다.

    여름은 뜨겁고 무더우며 만물이 성장하는 계절이다. 화기(火氣)가 가장 왕성함으로써 水를 흡수하고 동화시키는 동시에 기의 율동과 확산이 빠름으로써 만물이 뻗어나고 성장하는 변화가 빠르다. 木은 발생을 주관하지만, 火는 변화를 주관한다. 火는 化를 의미하고 상징한다. 그래서 여름에 태어난 사람을 화체질(火體質)이라고 하는데 눈치가 빠르고 재치있고 능동적으로 일처리를 하며 언변이 뛰어나다. 하지만 반대로 직선적이고 독선적인 면도 있으며 무엇이든 자기 본위고 남의 말이나 주장을 용납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면도 보인다.

    火는 양(陽)으로서 음(陰)에 의지하며 음은 水로서 양에 의지한다. 이렇게 음과 양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한데 여름에 태어난 火체질은 기(氣)가 왕성하고 혈(血)이 허(虛)하다. 간(肝)은 오행으로 木에 배속되어 있는데 血을 저장하고 있다고 해서 간장혈(肝臟血)이라 한다.

    그런데 火체질은 木의 기운을 설기(泄氣)하므로 간혈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간열(肝熱)이 발생한다. 혈허(血虛)로 인해서 빈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허로 인해서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 밤에는 늦게까지 잠들 수 없으며 아침에는 몸이 천근만근이라 일어나지 못하는 것도 혈허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혈이 부족해서 고혈압이 생기며 혈이 부족해서 두통과 관절이 아프고 손끝, 발끝 저림 현상이 온다. 혈이 허하면 걱정이 많으며 이유 없이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도 혈, 즉 水를 보충해 주면 씻은 듯이 낫는다. 끓고 있는 물에 찬물 한 바가지 부어주면 잠잠해지는 것과 같다. 여름 태생의 火체질은 먹는 음식도 양의 기운을 가진 것보다 음의 기운을 가진 것이 좋으며 한방(韓方)으로는 사물탕(四物湯)이 대표적인 혈보충 약이다. 반대로 겨울 태생은 기(氣)가 허하기 때문에 사군자탕(四君子湯)이 좋다.

    정연태 四柱이야기

    역학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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