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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 울어도 그리운 엄마”

암 투병 이해인 수녀 열 번째 시집 펴내
어머니를 그리는 간절한 사모곡

  • 기사입력 : 2008-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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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투병 중 지난해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는 신작 시집 ‘엄마’를 낸 이해인 수녀?연합뉴스


    ‘생전 처음으로 큰 수술을 받으면서 수없이 하느님과 엄마를 불렀습니다. 엄마가 이미 가 계신 저 세상에 가도 좋고 좀 더 지상에 남아 제가 할 수 있는 사랑의 일을 하고 가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하도 보고 싶어 실컷 울고 나면 후련할 것 같다가도 다시 맑고 깊게, 높고 넓게 그리워지는 어머니….”

    최근 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인 이해인(63) 수녀가 열 번째 시집 ‘엄마’(샘터)를 출간했다.

    이해인 수녀는 어머니의 1주기(9월 8일)를 앞둔 지난달 초 ‘엄마’에게 바치는 시집의 원고를 탈고하자마자 느닷없이 암 선고를 받았다. 곧 큰 수술을 받았고, 짧은 회복 기간을 거쳐 다시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달 19일 병실에서 시집 출간을 앞두고 독자들에게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넘쳐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시집 ‘엄마’는 지난해 작고한 어머니를 그리며 쓴 시 60여 편과 함께 어머니와 주고 받은 편지와 추모글, 그리고 어머니를 소재로 썼던 동시 20여 편을 담고 있다.

    “다시 그립습니다, 어머니 / 다시 사랑합니다, 어머니 // 써도 써도 끝이 없는 글 / 불러도 불러도 끝이 없는 노래 // 이제는 침묵 속에 남기렵니다 / 이제는 기도 속에 익히렵니다 //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셨음이 / 다시 고맙습니다, 어머니 / 언제나 안녕, 안녕히!”(‘어머니는 가셨지만’ 중)

    시집 곳곳에는 ‘화려한 선녀’가 태몽이었던 둘째 딸, 어머니 회갑 때 여덟 장의 편지를 써 감동을 안겨줬던 효녀, 어머니 앞에서는 수도자이자 철없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딸로서의 이해인 수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올해로 수도생활 40년을 맞은 이해인 수녀는 장애인들이나 마음이 아픈 사람들, 그리고 교정 시설 수감자들과 편지로 마음을 나누고 또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어머니 역할을 해왔다. 그런 탓인지 “어머니 문집을 내면서 모든 이들에게 더 자애로운 어머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광복을 맞던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그는 1968년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소속으로 서원을 했으며, 현재에는 부산 성 베데딕도회 수녀로 봉직하고 있다.

    지난 1970년 ‘소년’지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고, 6년 만에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내면서 시인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후 발간한 10여 권의 시집과 수필집이 모두 스테디셀러가 되는 등 종교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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