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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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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장사와 공(公)금융

  • 기사입력 : 2008-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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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금융을 구분할 때, 공(公)금융과 사(私)금융으로 나눈다. 공금융은 시중은행, 국책은행 등의 제1 금융기관이 있고,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증권회사 등의 제2 금융기관이 있다.

    사(私)금융은 그야말로 개인 간의 돈 거래인 사채가 대표적인 것이다. 사금융은 금융의 공적인 기능을 배제한 채, 개인의 이익이나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금융이 실행되기도 하고 실행이 정지되기도 한다. 최근 신규 업종인 캐피탈, 파이낸스, 대부회사 등은 인·허가 절차를 관련 행정기관으로부터 취득하지만 대표적인 사금융이다. 그러므로 기능 면에서 공금융과 다르다.

    그러나 공(公)금융은 비록 주식회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 기능은 공적인 사회기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정부의 금융정책을 수행하는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공개시장 조작, M1·M2의 관리와 보고, 외환정책, 정부가 정한 부동산 담보대출비율의 이행 등, 정부의 수많은 금융정책을 수행한다.

    금융은 사람에 비유하면 혈액과 같다. 더군다나 공금융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자기 이익을 좇아 움직이는 사금융과 달라야 한다. 피가 멈추면 사람이 살 수 없듯이 공금융의 기능이 사금융의 그것과 같아서야 되겠는가.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의 공금융을 들여다보면 사금융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예를 들면, 금융회사 내부의 사정으로 인하여 기업 대출금을 무리하게 회수한다든지, 또는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행위를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신규대출을 믿고 몇 개월 전부터 기업 활동이나 가계대출을 준비해 온 기업과 개인은 엄청난 피해를 본다.

    또한 이 피해는 곧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된다. 그러므로 공금융은 적어도 돈 장사하듯이 자기 필요, 그때그때의 자기 편의 등의 근시안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공금융은 비가 올 때 우산을 뺏어버리는 것과 같은 사금융의 행태를 벗어나야 한다. 역류하지 않고 그야말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정책당국이나 금융계 종사자들도 공금융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할 때이다. 공금융은 돈 장사를 하는 사금융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용환(마산시 동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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