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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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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에 봉사의 손길을

  • 기사입력 : 2008-09-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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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 가는 산업사회의 시대변화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고 경제적 여유로움 뒤에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야 할 가정이 해체되는 모순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평소 살아 온 환경 탓일까? 나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보면 남몰래 가슴 아파하고 슬픔을 감추지 못해 눈물을 훔치던 일로 아이들로부터 ‘아버지 또 운다’라는 말꼬리를 들어야 했던 나는 태생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의 길을 직업으로 택했다는 현실이 여간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남을 위해 일한다는 직업 외적 봉사에 대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평소의 소신으로 인해 기관 사회단체에서 행한 봉사활동에 대해 사진이나 찍고 생색내기라며 다소 부정적인 세간의 여론에 동조한 게 사실이다.

    최근 직장에서 행한 노인요양원 봉사활동에 자원하여 다녀온 뒤 가족공동체가 해체되고 있음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가족이 있으되 위탁된 노인은 물론이고 정신지체 장애, 무의탁 노인 등을 돌보는 일에 종사하는 요양보호사의 업무가 그 어느 직업보다도 숭고하다는 사실을 긍정하게 됐다.

    사람이 그리워 방문자의 뒤를 따르며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전하고, 잡고 당기며 어리광을 부리고, ‘왜 왔느냐, 밥 얻어 먹으러 왔나’라며 얼핏 듣기에 생색내러 온 것인 양 빗대는 투의 질타성 투정, 노래를 불러 달라는 등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숱한 사연 속에 한나절 반을 함께한 봉사활동이 그 어느 시간보다 귀한 시간이었음을 체험했다.

    대가 없이 봉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나 고물가 금리 인상 등 악화일로의 경제불황 여파로 불우이웃을 돕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마저 퇴색해 예전과는 달리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의 손길마저 뜸하다며,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방문해 아이 아닌 아이들과 사랑을 나누어 달라는 원장 선생님의 인사 말씀이 무거운 짐 되어 가슴에 와 닿는다.

    누군가를 위해 배려하는 봉사를 통해 부모를 잘 섬기겠다는 효심이 발로하고 살아생전 효를 다하는 마음가짐이 국가 정체성을 살리는 애국의 길이 아닌가 싶다.

    이승철(밀양경찰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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