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작가칼럼] 낭비하는 세금도 국민이 낸다 - 도운수 (경남신문 옴부즈맨)

  • 기사입력 : 2008-09-24 00:00:00
  •   
  • 국민의 눈과 귀가 온통 경제 동향에 쏠려 있다.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때문이다. 자금의 흐름이 막히고 사업체는 도산을 우려한다. 우리 정부도 세계의 시장 흐름에 신중하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어떤 사건이든 터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다. 국가 경제가 조금 좋아졌다고 세금을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요즘 중앙지 지방지를 막론하고 세금의 낭비적 소비 행태를 꼬집는 기사가 자주 보도된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구태의연한 지방행정체제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자체들이 서로 분간하기 곤란할 정도로 붙어 있어도 모든 관리체제는 따로 있다. 지자체들은 나름대로 시설관리공단을 두어 공설운동장을 비롯한 쓰레기 소각장 등 환경시설을 관리한다.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낭비 실태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승객 없는 공항, 작은 마을을 잇는 수백억원을 투입한 교량, 관광객 발길이 뜸한 수십억의 드라마 세트장 등을 들 수 있다.

    경남도내 지역신문에도 최근 예산낭비와 소비성 행사 등의 관련기사가 보도되었다. 지난 7월 15일부터 통행료를 징수한 마창대교는 개통 당시 통행량 추정과 통행료 책정에 의문이 제기됐다. 통행 33일간의 조사 결과 교통량이 적어 임곡 삼거리~현동IC 등의 연계도로가 개통되는 2011년까지 경남도의 300억~400억원 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 재협상을 한다고 하나 당초 세밀한 분석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선출직 단체장이 집무하고부터 자치단체의 지역축제가 더욱 활발해졌다. 축제에 들어가는 경비도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창원, 마산, 김해 3개 시가 집행한 행사·축제 예산이 모두 200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창원이 113억9100만원이고 마산이 43억9100만원, 김해가 43억7900만원을 썼다. 이들 소비성 경비는 매년 증가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유치하는 지역축제가 일부를 제외하고 알맹이 없는 소비성 잔치라는 지적이다. 천편일률적인 단순한 연예인 초청공연 등을 지양하고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 19일 보도된 경남신문·경남리서치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창원 시민의 77.7%가 창원광장 옆 롯데마트 건축을 반대했으며 비음산 천주산 제2안민터널 등 창원과 인접 지자체 간의 터널 건설은 찬성 55.3%로 나타났다.

    창원시 발전을 막고 있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해제와 창원 마산 진해 함안 통합,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도 단위 폐지 등에 대해서는 오차 범위의 찬성·반대로 여론을 형성했다. 이러한 지역문제에 대한 주민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여론 조사는 대체로 공정하고 신빙성이 있다.

    여기서 나타난 비음산 천주산 제2안민터널 등은 사업 시행의 교훈을 마창대교에서 찾아야 한다. 민자유치 사업의 타당성과 통행량에 따른 흑자운영 가능성 등의 철저한 예비조사가 선결조건이다. 한국농촌공사가 거액을 들여 시공 중인 고성 마동지구 농촌용수개발사업이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지시가 내려진 상태이다(경남신문 9월 8일 8면). 6년째 끌고 있는 마동호 담수호 공사는 주변의 가뭄과 침수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관행어업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업 시행에 앞서 어업 보상과 환경 보전 등의 갈등 해소가 미흡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예산을 낭비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면 단위에 건설한 체육시설을 방치하는 곳이 허다하다. 지역이기주의로 예산만 낭비한 것이다. 잘못을 알고 고치지 않으면 더 큰 잘못이 된다고 했다.

    도로를 닦고 수리해서 행인에 길을 열고, 바닷가를 따라 조수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전답을 만들고, 성을 수리하고 연못을 파서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이 목민관의 직분이라고 목민심서는 적고 있다. 국민이 내는 세금을 필요한 만큼 쓰고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옴부즈맨 칼럼

    도 운 수 경남신문 옴부즈맨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