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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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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자살은 죄악이다 - 목진숙 (논설 고문)

  • 기사입력 : 2008-10-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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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일, 톱 탤런트 최진실씨가 자택 화장실에서 목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과 함께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탤런트 안재환 자살사건이 있은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던 스타가 유명을 달리했으니 어찌하여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이들 외에도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은 근년 들어서만 3건이나 된다. 지난 2005년 2월 22일, 인기를 누리던 유명 영화배우 이은주가 분당 자택에서, 작년 1월 21일에 가수 유니가 새 앨범 발표를 눈앞에 두고 인천 자택에서, 작년 2월 10일에는 탤런트 정다빈이 서울 삼성동 남자친구 집에서 목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0년대에도 가수 장덕, 하이틴 스타 서지원, 가수 김광석의 자살사건이 있었다.

    왜 이처럼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일어날까? 이들은 대중의 인기를 받으며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항시 긴장과 불안 속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절정의 톱스타일 경우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젖어 있고 대중들에게 잊혀져 가는 연예인들은 그것으로 인해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한다.

    연예인들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겠지만 그들 자신은 오히려 불안과 초조감 속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특히 자신에 대한 악플이나 근거 없는 악성 루머로 인해 받게 되는 정신적 충격의 강도는 일반인들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 따라서 그것으로 인해 받게 되는 상처의 정도가 매우 깊으며 아픔도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정신적 치유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살까지 하게 되는데 이번 최진실씨나 작년 유니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최진실씨의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사이버 테러다. 이러한 폭력 건수가 지난해에는 무려 19만1000여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지경에 다다랐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것과 관련해 여당에서 익명의 인격살인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야당에서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훼손하면 언론자유가 제한될 우려가 크고 기존의 법률로도 처벌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악플로 대표되는 사이버 폭력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만은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최진실씨 자살사건 이후로 일반인들 사이에 모방자살 현상이 생겨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특히 감수성 예민하고 정서적으로 미성숙된 청소년들의 경우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그 어떤 경우에도 자살은 미화될 수 없는 죄악이다. 따라서 자살을 동경하거나 합리화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호기심 많은 사람 가운데 그저 장난삼아 줄을 목에 걸고 그네 타듯이 몸을 허공에 날려 보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발이 공중에 뜬 상태에서는 손으로 목에 감긴 줄을 절대로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자살은 우울증을 먹고 자란다. 만약 우울증을 앓고 있을 경우 대수롭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 혼자 내던져져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하잘 것없는 존재로 인식되는 등 자신의 정체성 혼란 현상이 일어나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매사에 여유를 갖고 임하면서 취미생활과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등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자신의 생명을 선택할 권한이 없듯이 죽음 또한 신(神)이 부르기 전에 결행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따라서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행위만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자살할 용기가 있다면 그것으로 어려운 삶을 개척해 나간다면 반드시 희망의 길이 열릴 것이다.

    금요칼럼

    목 진 숙 논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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